자외선은 파장에 따라 UV-B와 UV-A로 나뉘는데, UV-B는 주로 각막에서 흡수되어 각막염이나 결막염 같은 염증을 유발한다. 반면 UV-A는 수정체를 지나 망막에까지 도달해 눈 내부 조직을 서서히 손상시킨다.
특히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눈 표면과 내부 구조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쳐 시력 저하로 이어진다.

가장 흔한 자외선 관련 안질환은 각막염, 결막염, 그리고 군날개(익상편) 등이다. 이런 질환들은 눈 표면에 염증을 일으켜 눈의 피로와 통증, 시력 저하를 초래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백내장과 황반변성이다. 자외선은 수정체의 단백질을 산화시켜 혼탁을 만들고, 이것이 백내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백내장은 초기에는 시야가 흐려지는 정도지만, 진행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인공수정체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한편 황반변성은 자외선이 망막 내 황반 부위를 손상시켜 발생한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고 점진적으로 시력이 저하돼, 늦게 발견하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망막 변성은 유전, 흡연, 비만 외에도 자외선 노출이 위험인자로 작용하며, 물체가 휘어 보이거나 중심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최광언 고대구로병원 교수는 “노화로 오해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상 증상이 보이면 즉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면 UV400 이상 차단 기능을 갖춘 선글라스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색이 짙은 선글라스만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동공이 확대돼 더 많은 자외선이 눈 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 넓은 챙의 모자나 양산 사용도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이며, 특히 해변이나 눈 위 같은 빛 반사가 심한 장소에서는 추가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수정체가 더 투명해 자외선에 더욱 취약하고, 고령층은 누적된 자외선 노출로 인해 안질환 위험이 증가하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수다.
최 교수는 “여름철 야외 활동 시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 착용과 모자, 양산 사용을 생활화해 눈 건강을 지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외선은 눈의 가장 바깥부터 깊숙한 내부까지 광범위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소다. 여름철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용 선글라스와 적절한 보호 장비로 눈을 지켜, 소중한 시력을 오래도록 유지하자.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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