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이 없거나 속이 더부룩할 때 흔히 찾는 식사법이 있다. 바로 시원한 물이나 뜨끈한 국물에 밥을 훌쩍 말아 먹는 것이다. 목 넘김이 부드러워 위장에 부담이 덜 가고 소화가 잘될 것이라 믿기 쉽다.하지만 이 습관은 위장을 서서히 망가뜨리는 밥상 위 최악의 행동 중 하나다.◇ 씹지 않고 삼킨 밥알, 위장 장애 부른다소화의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치아로 음식을 잘게 부수고 침과 골고루 섞는 '저작 작용'이다.침 속에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인 아밀라아제가 듬뿍 들어 있어 1차 소화를 담당해 위장의 부담을 크게 덜어준다.하지만 밥을 물이나 국에 말아 먹으면 음식을 충분히 씹지 않고 몇 번 오물거리다 그냥 삼키게 된다. 침
잠을 못 자면 다음 날 더 잠들기가 어렵다. 수면 부족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각성 상태를 높여 수면을 방해하는 탓이다. 불면증이 만성화되는 핵심 기제다.불면증은 수면 환경이 갖춰진 상황에서도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고, 낮 동안 피로·집중력 저하가 반복되는 상태를 말한다. 며칠 만에 사라지는 일시적 불면부터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는 만성 불면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장기간 방치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다양한 신체·정신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원인은 생활습관, 신체 상태, 심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카페인·음주·흡연, 불규칙한 수면 시간, 소음·조명 같은 환경 요인이 수면을 방해하고, 통증·소화불량·
고혈압은 '조용한 질환'이다. 혈압이 높아도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환자인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흔하다. 20~30대라면 더욱 그렇다. 대한고혈압학회 2024 고혈압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청년층 고혈압 유병자는 약 89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인지율과 치료율은 30%대에 그친다.45세 미만에 고혈압이 생기면 정상 혈압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2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20년 미국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혈관 내피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고 동맥 경직도가 높아지면서 심근경색·뇌졸중·만성신부전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열린다. 젊을수록 혈관이 높은 압력에 노출되는 기
발끝이 저리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을 혈액순환 문제로 여기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양쪽 발끝이나 손끝에서 감각이 서서히 무뎌지거나 타는 듯한 느낌이 반복된다면 다른 원인을 살펴야 한다. 말초신경이 손상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말초신경병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말초신경이 손상되는 상태다. 양쪽 발끝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오는 다발성 형태가 흔하다. 감각신경이 손상되면 저림·통증·감각 저하가 나타나고, 운동신경이 영향을 받으면 근력이 약해지거나 근경련이 생긴다. 자율신경이 함께 손상되면 어지럼증·소화 장애·배뇨 장애까지 동반될 수 있어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가
폭염은 더 이상 불쾌지수의 문제가 아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온열질환자는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고, 절반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자였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장기 폭염 가능성을 예고했다. 고혈압·당뇨병·협심증·심부전 같은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폭염 상황에서 급성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박진선 한양대학교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폭염은 심장과 혈관에 과부하를 주는 위험 환경"이라며 "고령층이나 심혈관질환자는 짧은 시간의 고온 노출만으로도 심근경색이나 심장돌연사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탈수에서 혈전, 혈전에서 심근경색까지고온 환경에서 혈관은 확
장기이식 대기자는 매년 늘지만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여전히 적다. 잠재 기증자를 제때 발굴하지 못하거나 원내 연계 체계가 미비한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나은병원(병원장 하헌영)이 이 문제를 병원 단위에서 풀어가기 위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과 지난 12일 업무협약을 맺었다. 뇌사추정자와 잠재적 조직기증자를 신속히 발굴하고 기증원과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원내 프로토콜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협약의 실행 축은 기증활성화프로그램(DIP)이다. 양 기관은 이를 기반으로 병원 경영진과 의료진이 함께 참여하는 기증활성화 회의(DIPC)를 운영하고, 의료진의 기증 관련 인식과 태도를 정기 조사하는 의료진 인지·
10세 A군은 오래전부터 "가슴이 빨리 뛴다"고 했다. 부모는 뛰어놀아서 그런 것이라고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A군이 어지럼증과 심한 두근거림을 호소해 응급실을 찾았고, 검사 결과 상심실성 빈맥을 진단받았다. 심장 위쪽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해 심박수가 갑자기 치솟는 부정맥의 한 종류다.소아부정맥은 성인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나이마다 정상 심박수 범위가 다르고, 흔하게 나타나는 부정맥 유형과 자연경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선천성 심장질환이나 심장 수술 이후, 심근염·심근병증 등을 앓은 뒤 생기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 심장이 정상인 아이도 심장 전도체계에 이상이 있으면 부정맥이 나타날 수 있다.증상은 나
유방암 치료에서 타목시펜 같은 호르몬 차단 약물은 표준 치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런데 폐경 전 환자, 특히 45세 이하 젊은 환자에게는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가 이번에 1만5000명 규모의 국제 메타분석으로 확인됐다.세계조기유방암연구협력팀(EBCTCG)은 23개 임상연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 결과, 기존 항암치료와 타목시펜에 난소기능억제를 추가하면 폐경 전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재발률과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45세 이하에서는 원격 재발과 유방암 사망률이 각각 약 25% 줄었고, 전체 사망률도 같은 폭으로 감소했다. 이 연구는 의학 저널 《란셋》 2026년 5월호에 실렸다.
중증응급환자의 생존율은 병원 도착 이전에 이미 상당 부분 결정된다. 119구급대가 환자를 이송하는 동안 수용 병원과 얼마나 빠르게 정보를 주고받느냐, 전원이 필요할 때 구급차량이 곧바로 연결되느냐가 골든타임을 가르는 변수다. 강원도처럼 지역이 넓고 의료기관이 분산된 곳일수록 병원과 소방 간 공조체계의 빈틈이 더 크게 드러난다.강원대학교병원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가 이 빈틈을 메우기 위해 지난 12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 기관은 119구급대 이송 중증응급환자의 적극 수용, 병원 간 전원 시 구급차량 지원, 재난·다수 사상자 발생 시 공동 대응체계 가동 등을 함께 추진한다.협약의 핵심은 실시간 연계다. 응급환자
건강검진을 받고도 "정상이라는데 왜 불안하지?"라는 의문이 남는다면, 검진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검진 결과는 그날의 컨디션에 영향을 받는다. 수면 부족이나 긴장 상태는 혈압을 일시적으로 높이고, 탈수 상태에서는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혈당도 전날 식사와 스트레스에 따라 달라진다. 오범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한 번의 수치보다 이전 검사와 비교해 변화의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같은 혈압 수치라도 예전부터 높았는지, 최근 갑자기 올라갔는지에 따라 임상적 의미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검진 결과지에 명시된 주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면역세포가 외부 바이러스가 아니라 자신의 혈구를 파괴하기 시작한다. 브레이크가 끊긴 면역 체계가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고 간·폐·뇌를 순식간에 손상시킨다.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HLH)이 진행되는 방식이다.이홍기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2주 이상 고열이 이어지는데 해열제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HLH를 반드시 감별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HLH는 T세포와 대식세포가 과활성화되면서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을 잡아먹는 희귀 난치 질환이다.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 폭풍이 촉발돼 주요 장기가 빠르게 망가진다. 진행 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높아 조기 진단이 예후를 결정짓는다.HLH는 유전자 결함으로 영유아기에 발생하는
눈 주변을 부딪혔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붓기가 오히려 골절을 가린다. 초기 48~72시간이 붓기의 절정이고, 이후 가라앉으면서 비로소 안구함몰이나 얼굴 비대칭이 드러나는 구조다. 통증이 심하지 않아 단순 멍으로 여기고 지나쳤다가 뒤늦게 안와골절을 확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효선 세란병원 성형외과 과장은 눈 주위 피하 조직이 느슨하고 혈관이 풍부한 탓에 다른 부위보다 붓기가 빠르고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한쪽 눈을 무의식적으로 덜 쓰게 되면 복시나 시야 이상도 늦게 인지할 수 있다. 문제는 방치했을 때 합병증이다. 눈 아래쪽 뼈는 부비동인 상악동과 맞닿아 있어 골절이 생기면 코 안과 눈 주변 조직 사이에 비정
자궁내막증은 생리통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방치하면 난임으로 이어지는 부인과 질환이다. 난임 환자의 25~50%에서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될 만큼 생식 기능과 직결된다.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밖 난소·복막·장 등에 퍼져 만성 염증과 유착을 일으키는 것이 핵심 기전이다. 난소와 난관에 유착이 생기면 배란과 난자 이동이 방해되고, 염증 물질이 난자와 배아의 질을 떨어뜨린다. 양쪽 난관이 모두 막히면 자연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증 환자는 2020년 15만3467명에서 2024년 20만8531명으로 4년 새 36% 늘었다. 월경 시작 전부터 나타나는 심한 통증과 월경 후에도 이어지는 골반 통증이 대표 증
초등학생 10명 중 3명이 비만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 건강검사 결과에서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비만군 비율은 29.3%다. 5년 전만 해도 20%대 초반이었던 수치가 계속 올라 30%에 육박하고 있다. 읍·면 지역은 33.2%로 도시(29%)보다 4.2%포인트 높았다.문제는 단순히 몸무게가 아니다. 어릴 때 형성된 지방세포는 성인이 되어도 그대로 남는다. 고혈압과 지방간이 이미 초등학생 때 시작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살 빼려다 키 잡힌다성장기 아이에게 급격한 체중 감량은 독이다. 칼로리를 극단적으로 줄이면 키 성장이 멈추고 근육량이 빠진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권하는 방향은 현재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키가 자라면서 체질량
전날 마신 술이 깨지 않는다. 머리는 쪼개질 듯 아프고 속은 울렁거린다. 숙취 해소를 위한 방법은 제각각이다. 꿀물, 뜨거운 해장국, 시원한 커피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숙취해소법이 효과가 있을까?숙취의 원인은 아세트알데히드다.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중간에 생성되는 독성 물질로, 혈중에 오래 남을수록 두통·구역질·전신 피로가 심해진다. 한국인 약 30%는 이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선천적으로 부족하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유독 숙취가 심한 사람, 음주 후 얼굴이 바로 빨개지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한다.◇ 의사가 권하는 '진짜 숙취해소법' 세 가지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권하는 방법
봄이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 추위가 풀렸는데도 혈관은 오히려 더 혹독한 조건에 놓인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월별 뇌졸중 환자 집계를 보면 3월이 20만6075명으로 연중 가장 많다. 6월(20만3006명), 5월(20만2265명)이 뒤를 잇는다. 겨울이 아닌 봄에 환자가 몰리는 이유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첫째는 일교차다. 5월에도 낮과 밤의 기온 차가 15~20도까지 벌어지면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혈압이 불안정해지고 혈관 부담이 커진다. 특히 이미 혈관이 약해진 고혈압·당뇨 환자에게 타격이 크다.둘째는 미세먼지와 황사다.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는 혈관 내 염증 반응을 일으켜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셋째는 탈수다. 기온이 오
소화제를 먹어도 낫지 않는다. 밥을 먹으면 늘 더부룩하다. 그 증상이 3주 넘게 반복된다면 위장이 보내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40대는 특히 그렇다.아래 세 가지 질환은 '급체'가 반복될 때 의심해야 할 질환이다.◇ 위암, 통증 없이 시작된다위암 초기는 조용하다. 속이 답답하거나, 조금 먹었는데도 금세 배가 부르거나, 명치가 불편한 정도다. 문제는 이 증상이 몇 달을 가면서 체중이 서서히 빠지고 입맛도 준다는 점이다. 한국은 위암 발생률 세계 최상위권이다. 40대부터 2년마다 위내시경 검진이 국가 암검진으로 지원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담석증, 급체인 줄 알고 수년을 버티는 경우담낭에 결석이 생기는 질환인 담석증의 첫
40대에 접어들면서 밤마다 소변이 마려워 잠에서 깨는 증상으로 고통받는 성인들이 늘고 있다. 하룻밤에 2회 이상 화장실을 찾는 '야뇨증'은 깊은 수면의 흐름을 끊어 만성 피로를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나이가 들어 방광이 약해졌거나 저녁에 물을 많이 마신 탓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수면의 질을 수직으로 떨어뜨리는 '야뇨증'의 진짜 원인은 생활 습관 곳곳에 숨어 있다.◇ 저녁 식습관의 나비효과야간에는 소변 생성을 억제하는 '항이뇨호르몬'이 분비돼 화장실에 가지 않고 푹 잘 수 있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40대 이후부터는 이 호르몬 분비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여기에 저녁 식사 때 즐기는
한국 젊은 남성들에게서도 흔히 발생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조기 진단 여부에 따라 치료의 성패가 갈린다. 대퇴골두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뼈가 괴사하는 이 질환은 초기 대응이 빠를수록 관절을 지킬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술과 스테로이드 제제 사용은 혈액 순환을 방해해 골 괴사를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질환이 발생하면 보행 시 사타구니 부위에 통증이 집중되며, 골두가 함몰되기 시작하면 보행 자체가 어려워진다. 평소 잦은 음주 습관이 있거나 피부 질환, 면역 질환 등으로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사소한 고관절 통증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쪼그려 앉기 등 고관절을 굽히는 동작에서 불편함이
충수염 치료의 패러다임이 ‘신속한 제거’를 넘어 ‘최소한의 상처와 빠른 회복’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우하복부를 크게 절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첨단 장비를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환자들의 수술적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충수염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질환이다. 충수 입구가 막혀 발생한 염증은 수일 내에 천공을 일으키며, 이 경우 농양이나 복막염 같은 합병증으로 번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증상 발현 후 24시간 이내에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수술적 처치를 시행하는 것이 합리적인 치료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현재 임상 현장에서 활발히 시행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미용적 만족도가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