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한국 남성들에게 전립선암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공표한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전립선암은 집계 이래 최초로 한국 남성암 발생 1위 자리에 올랐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상대생존율이 96.9%에 달할 정도로 치료 예후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발견이 늦어 암 세포가 뼈나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된 단계에 이르면 생존율은 51.2%로 반토막 난다.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증상이 몸으로 느껴질 때는 이미 병세가 깊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을 조기에 잡아내는 핵심 열쇠는 전립선특이항원(PSA) 혈액검사다. 전립선에서 나오는 효소 물질인 PSA는 암이나 질환이 생기면 혈액 내 농도가 짙어진다. 채혈 한 번으로 간단히 위험도를 스크리닝할 수 있어 환자가 느끼는 검사 부담도 적다. 미국비뇨기과학회와 미국암학회 등 글로벌 학계에서는 50세 이상 남성에게 매년 이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반면 한국 남성의 방치 수준은 심각하다. 미국이나 스웨덴은 50세 이상 남성의 PSA 검사 경험률이 56%를 넘어서는 반면 한국은 16%에 불과하며 PSA 검사 자체를 아는 남성도 10% 선에 그쳤다.
이러한 정보 격차와 검사 소홀은 국내 환자들의 중증도를 키우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 3년간 53개 병원의 전립선암 환자 데이터를 전수 조사한 결과 한국 환자의 저위험암 비율은 10% 미만에 불과했으나 고위험암 비율은 50%를 웃돌았다. 일부 대형 기관은 고위험 중증 환자 비중이 70%에 육박해 일찍이 PSA 검사를 대중화해 저위험암 위주로 발견하는 선진국들과 정반대의 위험한 양상을 보였다.
태범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PSA 수치 상승이 곧 암을 확진하는 것은 아니며 비대증이나 염증 성향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태 교수는 그러면서도 "수치가 기준을 초과했다면 추가 정밀 검사 기회를 미루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립선암 치료법은 진단 당시의 병기와 환자의 전신 상태를 면밀히 분석해 설계한다. 암 세포가 장기 내부에만 머무는 초기라면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이나 방사선치료로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정밀 로봇수술이 자리를 잡아 출혈량을 줄이고 환자의 회복 속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암의 공격성이 낮고 진행이 더딘 초기로 확인되면 수술 대신 추적 관찰만 하는 적극적 감시 요법도 대안이 된다.
반면 주변 림프절 침범이나 원격 전이가 확인된 단계에서는 호르몬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복합적으로 전개한다. 태 교수는 "전립선암은 다양한 치료 무기가 있어 예후가 긍정적이지만 이 역시 조기 진단이라는 단단한 전제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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