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세 붉어지는 얼굴이 '소심한 성격 탓'이라고 넘기는 경우가 많지만, 감정 변화에 의해 반복적으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자율신경 조절 기능의 문제이며 방치할수록 증상의 범위와 강도가 점점 커진다.

◇ '감정홍조', 왜 생기는가
일반적으로 사람이 긴장하거나 부끄러울 때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얼굴 혈관이 일시적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반응이 지나치게 강하고 회복이 늦으며 점점 더 사소한 자극에도 발생하는 경우다.
감정홍조는 단순히 부끄러움을 잘 타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자율신경계가 감정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와 감정 기복이 직접적으로 혈관 확장을 일으키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한의학적으로는 스트레스로 인해 간기(肝氣)가 울결되고 화(火)로 전환되어 상부로 치솟는 간울화(肝鬱火) 상태로 본다. 내부에 열이 쌓여 있다가 감정 자극이라는 스위치가 켜지는 순간 얼굴로 올라오는 것이다.
◇ '감정홍조'를 방치하면 '일상 홍조'로 번져
감정홍조를 오래 방치하면 특정 상황에서만 붉어지던 것이 점차 일상적인 붉기로 굳어진다.
처음에는 발표나 대면 상황에서만 달아오르다가 시간이 지나면 온도 변화나 운동, 식사 중에도 쉽게 붉어지게 된다. 혈관이 반복적인 확장 자극에 노출되면서 탄력을 잃고 결국 만성적인 모세혈관 확장 상태로 이행하기 때문이다.
감정홍조를 가볍게 여기다 주사피부염이나 만성 안면홍조로 악화된 뒤 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증상 초기일수록 치료 반응이 빠르고 재발률도 낮다.
◇ 홍조로 대인관계가 힘들다면...지금이 치료 시점
감정홍조는 생활 방식의 교정만으로 완전히 해결되기 어렵다. 물론 충분한 수면, 카페인·알코올 줄이기, 스트레스 관리가 도움이 되지만 이미 자율신경계가 과민 상태가 된 경우에는 이를 정상 범위로 되돌리는 치료가 필요하다.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얼굴이 달아오르고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또 얼굴이 붉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이제는 성격의 문제로 넘기지 말고 자율신경 과민이라는 신체 반응으로 바라봐야 한다.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접근하면 감정홍조는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글 : 정수경 리미지한의원 원장)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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