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부부는 오랜 시간을 함께 살며 식사·수면·운동 습관까지 닮아간다. 이 공유된 생활이 건강 위험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쌓이고 있다. 국제학술지 '대사증후군 및 관련 장애(Metabolic Syndrome and Related Disorders)' 2024년호에 발표된 국내 연구에 따르면 배우자가 대사증후군인 경우 상대 배우자의 대사증후군 위험이 약 1.5배 높았다. 비만도·혈압·혈당·콜레스테롤·운동·식습관·흡연 등 심혈관 건강지표가 부부 사이에 상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있다.

김유미 인천힘찬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과장은 "부부는 서로의 신체 변화나 건강 이상을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관찰자"라며 "상대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주의해야 할 질환과 생활 습관을 같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부는 오랜 시간을 함께 살며 식사와 수면, 운동 습관까지 닮아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부부는 오랜 시간을 함께 살며 식사와 수면, 운동 습관까지 닮아간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젊은 부부에게는 식습관이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항목이다. 맞벌이와 육아로 아침을 거르고 야식·배달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패턴이 반복되면 부부 모두 체중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 혈당·지질 이상에 노출될 수 있다. 복부비만이 생기면 음주량과 무관하게 지방간 위험도 높아진다. 야식이 잦아졌는지, 식후 더부룩함이 반복되는지, 단기간에 체중이 늘었는지 점검하는 것이 생활습관 교정의 출발점이다. 건강검진에서 간수치나 중성지방이 높게 나왔다면 배달음식·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단백질이 포함된 끼니를 규칙적으로 챙기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중년 부부는 갱년기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 여성은 완경 전후 에스트로겐 감소로 복부 비만과 이상지질혈증, 혈압 상승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남성도 중년 이후 근육량 감소와 내장지방 증가, 음주·흡연으로 혈당과 혈압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나이 탓'으로 넘기기보다 혈압·공복혈당·당화혈색소·콜레스테롤·중성지방 지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배우자가 안면홍조·수면장애·피로감·급격한 체중 증가를 보인다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노년 부부는 근육량과 보행 능력 변화를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걸음이 느려지거나 보폭이 좁아진 경우, 오래 걸으면 다리가 저려 자주 쉬어야 하는 경우,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 통증이 심해진 경우, 자주 휘청거리거나 넘어질 뻔한 일이 반복된다면 근감소증과 척추·관절 질환, 낙상 위험을 점검해야 한다. 김태섭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퇴행성 질환 통증으로 걷는 시간이 줄고 근력이 떨어지는 과정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관절 통증이 있더라도 활동을 줄이기보다 원인을 찾고 보행 능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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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별 부부 건강 체크포인트 <사진=힘찬병원 제공>

인지 변화도 배우자가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신호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약 복용을 자주 빠뜨리고, 익숙한 길을 헷갈리거나 성격 변화가 두드러지면 경도인지 장애나 치매의 신호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쪽 팔다리 힘이 갑자기 빠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극심한 흉통·식은땀·호흡곤란이 오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전조증상일 수 있어 즉시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본인이 증상을 가볍게 여기거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때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의 빠른 판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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