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걷다가 다리가 저려 멈추고, 잠깐 쉬면 나아지다가 다시 걸으면 또 아파진다.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허리디스크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두 질환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발생 원인이 다르고, 잘못된 방법으로 관리하면 오히려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5월 평균 42만 명을 넘어 연중 최다를 기록했다. 봄철 활동량이 늘면서 잠재돼 있던 척추 질환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다.

잠깐 쉬면 나아지다가 다시 걸으면 또 아파지는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허리디스크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잠깐 쉬면 나아지다가 다시 걸으면 또 아파지는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허리디스크가 아닌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이 손상돼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급성 통증이 생긴다. 척추관협착증은 다르다. 노화로 척추뼈와 인대가 두꺼워지고 주변 조직이 굳어지면서 신경이 지나는 통로인 척추관 자체가 서서히 좁아진다. 김동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허리디스크로 착각해 허리를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환자가 많은데, 협착증 환자에게 이 동작은 신경 압박을 심화시켜 통증을 더 키운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완화된다는 점이다. 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로가 좁아져 통증이 심해진다. 오래 걷거나 서 있을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와 다리까지 통증이 퍼진다. 보행 중 자연스럽게 허리를 숙이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흔히 '꼬부랑 할머니병'으로 불리는 것도 이 자세 때문이다. 2024년 기준 전체 환자의 83.3%가 60대 이상이다. 문제는 통증을 피하려고 허리를 숙이는 자세가 허리 근육을 약화시키고 척추의 정상 곡선을 무너뜨려 자세 불균형과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 허리 통증을 넘어 다리 저림·근력 저하·보행 장애가 동반된다면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걷는 도중 다리가 저려 자꾸 멈춰 쉬게 된다면 이미 협착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진단은 병력 청취와 신체 검진을 시작으로 X선으로 퇴행성 변화를 확인하고, CT·MRI로 척추관 협착 정도와 신경 압박 상태를 정밀 평가한다.

김동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lt;사진=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제공&gt;
김동진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사진=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제공>

초기에는 약물치료·물리치료·운동요법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이어지거나 신경학적 이상이 뚜렷하면 수술을 고려한다. 최근 척추내시경을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은 1cm 이하 절개만으로 가능해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걷기와 코어 운동, 스트레칭이 권장된다.

김 전문의는 "통증이 만성화되기 전 정확한 진단과 단계별 치료를 통해 신경 감압과 근력 강화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척추관협착증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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