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한국의 20~49세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 국제 의학저널 랜싯에 실린 42개국 비교 연구에서 1위였다. 호주(11.2명)도 미국(10명)도 한국보다 낮다. 대장암을 중장년의 병으로 여기던 시절은 지났다는 뜻이다.

원인으로 가장 자주 지목되는 것이 식습관의 변화다. 육류와 가공육 섭취는 늘고 식이섬유는 줄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식이섬유 섭취량은 15g 안팎으로 한국영양학회 권장량인 성인 남성 25g, 여성 20g에 한참 못 미친다.

붉은 고기와 가공육은 넘치고 채소·식이섬유는 부족한 식탁이 젊은 직장인의 대장을 공격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붉은 고기와 가공육은 넘치고 채소·식이섬유는 부족한 식탁이 젊은 직장인의 대장을 공격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식이섬유가 '장 청소부'로 불리는 이유

식이섬유는 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까지 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변의 부피를 키우고 장 통과 시간을 줄여 음식에 섞여 들어온 발암 물질이 대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단축한다. 장내 세균이 식이섬유를 발효시키면서 만드는 짧은사슬지방산이 대장 점막 세포를 보호한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학저널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하루 식이섬유 섭취량이 10g 늘어날 때마다 대장암 위험이 약 10%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미국암학회는 대장암 예방을 위해 하루 30g 이상 섭취를 권한다.

◇ 통곡물
귀리와 현미 같은 통곡물이 첫손에 꼽힌다. 흰쌀밥에 현미를 섞거나 아침을 귀리로 바꾸는 것만으로 하루 섭취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다. 귀리 한 컵(건조 기준)에는 식이섬유가 약 16g 들어 있어 하루 권장량의 절반 이상을 채울 수 있다.

◇ 콩류
검은콩과 렌틸콩 등 콩류는 식이섬유와 식물성 단백질을 함께 채워 붉은 고기 반찬을 줄인 자리를 메우기 좋다. 렌틸콩 100g에는 식이섬유가 약 8g 들어 있다.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붉은 고기를 줄이면서 영양도 보충하는 두 가지 역할을 한다.

◇ 고구마
고구마는 껍질째 먹으면 식이섬유가 더 늘고 포만감이 오래가 간식으로도 적당하다. 익힌 고구마 한 개에는 식이섬유가 4g가량 들어 있으며 껍질을 벗기면 이 중 상당 부분이 손실된다.

◇ 십자화과 채소
브로콜리와 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붉은 고기와 가공육은 넘치고 채소·식이섬유는 부족한 식탁이 젊은 직장인의 대장을 공격하고 있다.는 식이섬유와 함께 설포라판이라는 성분이 주목받고 있다. 설포라판은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인 물질로 대장을 비롯한 소화기계 건강 분야에서 관심이 높다.

◇ 해조류
미역과 다시마 등 해조류는 한국 식탁에서 가장 손쉽게 챙길 수 있는 수용성 식이섬유 공급원이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물에 녹아 젤 형태가 되면서 장 속 유해 물질의 흡수를 늦추고 대장 통과 시간을 조절하는 데 기여한다.

◇ 사과
사과는 껍질에 식이섬유와 펙틴이 몰려 있어 깎지 않고 먹는 편이 낫다. 펙틴은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으로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돼 장 건강을 지원한다. 사과 한 개를 껍질째 먹으면 식이섬유를 약 4.4g 섭취할 수 있다.

식이섬유를 늘리는 동시에 줄여야 할 것도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소시지, 햄 같은 가공육을 1군 발암 물질로 분류했다. 식이섬유를 아무리 챙겨도 가공육과 붉은 고기를 그대로 두면 효과가 반감된다.

◇ 젊다고 검사 미루면 안 되는 이유

대장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다. 혈변이나 배변 습관 변화가 나타나도 젊은 층은 치질로 넘기는 경우가 많다. 국가 암검진의 분변잠혈검사는 만 50세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그보다 젊다면 증상이 스스로에게 보내는 유일한 신호일 수 있다. 혈변, 갑작스러운 변비나 설사, 가늘어진 변이 몇 주 이상 이어지면 나이와 관계없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검사 시작 시점을 주치의와 미리 상의해두는 편이 좋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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