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결핵은 옛날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국내 통계는 다른 얘기를 한다. 지난 5년간(2020~2024년) 국내 신규 결핵 환자는 8만 명을 넘었고, 한국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높은 결핵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윤선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과거 '결핵왕국'이라 불릴 만큼 높은 유병률을 보였던 역사가 있고, 국가적 결핵관리사업과 경제 수준 향상으로 발생률이 줄었지만 여전히 OECD 국가 중에서는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결핵은 전 세계에서 매년 수백만 명의 환자가 생기고 약 200만 명이 사망하는 주요 감염병이다.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 일으키는 만성 감염병으로, 폐를 침범하는 폐결핵이 가장 흔하다. 그러나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어 림프절·뇌막·척추·복막 등 다양한 장기에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림프절 결핵, 결핵성 뇌막염, 척추결핵처럼 형태도 다양하다. 결핵을 단순 호흡기 질환이 아니라 전신 질환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결핵은 결핵균이 일으키는 만성 감염병으로, 폐를 침범하는 폐결핵이 가장 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결핵은 결핵균이 일으키는 만성 감염병으로, 폐를 침범하는 폐결핵이 가장 흔하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감염됐다고 해서 누구나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감염자의 약 5~10%만 활동성 결핵으로 진행되며 나머지는 면역 체계가 억제해 잠복결핵 상태로 남는다. 문제는 잠복 상태라고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당뇨병·영양결핍·만성질환·과도한 음주·고령처럼 면역 기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잠복결핵이 언제든 활동성 결핵으로 바뀔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고령층이나 만성질환 환자가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결핵은 공기로 전파된다. 치료받지 않은 활동성 결핵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으로 나온 결핵균이 타인의 호흡기로 흡입되면서 감염이 이뤄진다. 박 교수는 "다만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전염성을 갖는 것은 아니며,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면 약 2주 이내에 전염력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이 대표 증상이며, 가래나 객혈이 동반되기도 한다. 미열·야간 발한·피로감·식욕부진·체중 감소 같은 전신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기관지 결핵은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생겨 천식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단순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여기고 방치하다 진단이 늦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은 배경이다.

진단은 객담 도말검사와 배양검사가 핵심이며, 최근에는 결핵균 유전자 검사(PCR)로 더 빠른 확진이 가능해졌다. 흉부 X선으로 폐 병변을 확인하지만, 과거 결핵 흔적과의 구분이 어려운 경우 컴퓨터단층촬영(CT)을 추가로 시행한다.

결핵은 적절한 약물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폐결핵 표준 치료는 항결핵제를 최소 6개월 이상 복용하는 방식이며, 치료를 성실히 따를 경우 성공률은 약 98%에 이른다. 반면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거나 불규칙하게 복용하면 약제 내성 결핵으로 진행돼 치료 기간이 길어지고 성공률도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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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사진=가천대 길병원 제공>

항결핵제를 복용하면 소변 색이 붉게 변할 수 있는데 이는 정상 반응이다. 그러나 간기능 이상으로 피로감이나 황달이 나타나거나, 시력 저하·피부 발진·관절통이 생기면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음주나 한약,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은 간독성을 악화시킬 수 있어 치료 기간 중 반드시 삼가야 한다. 부작용이 있다고 임의로 약을 끊는 것은 위험하다.

박 교수는 "결핵은 개인의 질병을 넘어 사회적 감염병"이라며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끝까지 이어가는 것이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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