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개골탈구는 무릎 안쪽에 위치한 슬개골이 제자리를 벗어나 내측이나 외측으로 빠져나가는 질환이다. 강아지의 무릎이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뼈, 인대, 근육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약해지면 슬개골이 정상 위치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슬개골탈구 원인은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성 원인은 뼈의 배열 이상이나 선천적 기형으로, 말티즈, 포메라니안, 미니 비숑 등 소형견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후천성 원인은 사고나 외상, 반복되는 점프, 미끄러운 바닥에서의 생활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반려묘의 경우,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를 반복하다가 슬개골탈구가 생기기도 한다. 체중 증가 역시 주된 원인으로, 비만은 무릎의 과도한 하중을 줘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1기~2기 초기처럼 탈구 정도가 약하고 증상이 많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체중 조절, 근육 강화 운동, 관절 보조제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슬개골이 반복적으로 빠지거나 관절의 변형이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방법은 반려동물의 체중, 탈구의 정도,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슬개골이 움직일 수 있는 홈을 깊게 파주는 교정술, 주변 인대와 근육을 재배치하는 방법, 무릎뼈 배열을 바로잡는 절골술 등이 시행된다. 어떤 수술을 선택하든 보호자의 관리가 예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수술 이후에는 재활 운동과 체중 조절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슬개골탈구를 예방하는 것이다. 강아지는 미끄러운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무리한 점프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고양이 역시 방심할 수 없다. 반려묘는 외출이 많지 않더라도 집안에서 높은 곳을 오르내리거나 갑작스러운 착지 과정에서 슬개골탈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체중이 늘어난 고양이일수록 관절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반려동물과의 삶은 단순히 함께 지내는 시간을 넘어, 그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반려견과 반려묘는 아픔을 숨기는 습성이 있어 보호자가 이상 행동을 놓치기 쉽다. 걷는 모습이 평소와 다르거나 활동을 꺼리는 행동이 나타난다면 관절 질환을 의심하고 빠르게 동물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일상 속에서 미묘한 신호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적절한 시점에 검진을 이어간다면, 슬개골탈구와 같은 관절 질환으로부터 반려동물을 지킬 수 있다. 건강한 관절은 결국 반려동물이 보호자와 더 오래, 더 행복하게 함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글 : 박준서 마포 아이엠 동물병원 원장)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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