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60대 남성 A씨는 최근 사타구니 부위에 작은 덩어리가 만져지고, 서 있을 때 불룩하게 튀어나왔다가 누우면 들어가는 증상을 반복하다가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복벽 탈장’. 처음엔 통증이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편감이 심해지고 덩어리 크기도 커져 결국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복벽 탈장은 복부 근육이나 조직에 약해진 틈이 생기면서 장기나 지방이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주로 사타구니(서혜부), 배꼽, 또는 과거 수술 부위에서 발생하며, 고령층이나 근육 약화가 진행된 중장년층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만성적인 기침, 변비, 복부에 힘을 주는 습관 등이 탈장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사타구니나 배꼽이 불룩하다면 복벽 탈장 가능성, 조기 진단과 수술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사타구니나 배꼽이 불룩하다면 복벽 탈장 가능성, 조기 진단과 수술이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탈장 환자 수는 2020년 약 8만 8천 명에서 2024년 10만 명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 중장년 이후에는 특히 복부 건강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탈장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덩어리다. 통증은 없거나 미미해 대개 방치되기 쉬운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커지고 불편감을 유발한다. 문제가 되는 상황은 장기 일부가 탈장낭에 갇혀 혈류가 차단되는 ‘교액 탈장’이다. 이 경우에는 극심한 통증, 구토, 복부 팽만이 동반되며 장 괴사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

서원준 고려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서원준 고려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서원준 고려대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탈장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가능한 빠른 시점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고령자, 만성 기침이나 변비가 있는 환자, 복부 수술 경험이 있는 사람은 탈장 위험이 더 높기 때문에 정기적인 상태 확인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대부분 수술적 방법이 기본이며, 최근에는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이 널리 시행돼 회복이 빠르고 통증도 적은 편이다. 수술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일정 기간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복부 압력을 높이는 습관도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에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자세에 주의하고, 만성 기침이나 변비가 있다면 조기에 치료해 복압 상승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복근과 전신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복벽을 튼튼히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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