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매년 7월 28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세계 간염의 날(World Hepatitis Day)’이다. 간염에 대한 전 세계적 인식을 높이고, 조기 진단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이 각국에서 진행된다. 특히 간은 자각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장기로, 간염의 경우 조기 발견과 관리가 생명을 좌우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순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은 손상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며 “건강할 때부터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기능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고 조언했다.

간염은 조기 진단과 예방만 잘 지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클립아트코리아)
간염은 조기 진단과 예방만 잘 지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클립아트코리아)
◇A·B·C형 간염 원인 달라... C형은 백신 없어 조기 진단 중요

간염은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약물성, 알코올성, 자가면역성 간염 등으로 나뉜다. 이 중 바이러스성 간염이 가장 흔하며, A형부터 E형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A형·E형 간염은 주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며, 대부분 급성으로 진행돼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B형·C형 간염은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전파되며 만성화 위험이 높다. D형 간염은 B형 감염자에게만 나타나는 이중 감염 형태로, B형과 함께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고,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될 가능성이 높다. C형 간염은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지만, 최근 도입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높은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이순규 교수는 “C형 간염은 초기에 진단만 잘 이뤄진다면 치료가 가능한 병”이라며 “감염 위험군은 반드시 정기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간염, 급성과 만성 구분… 증상 없더라도 정기검진 필수

간염은 진행 양상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급성 간염은 피로감, 식욕 저하, 발열, 오심, 구토 등 비특이적인 증상과 함께 황달이나 진한 소변, 복부 불쾌감, 가려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은 회복되지만 일부는 급성 간부전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반면 만성 간염은 증상이 거의 없어 더 위험하다. 간 내 염증과 섬유화가 조용히 진행되며,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만성 B형·C형 간염은 증상이 없어 검진 없이는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인 혈액검사와 간 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간염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A형·E형 간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B형·C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C형 간염 치료제로 복용 편의성과 완치율을 높인 경구용 약제가 보급되면서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자가면역성 간염은 면역억제제를 통해 조절하며, 간기능이 급속히 악화되면 간이식도 고려된다.

이순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순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예방의 시작은 백신과 생활 습관, 간 건강은 일상에서부터

간염 예방은 대부분 일상 속 실천으로 가능하다. A형과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위생적인 식습관과 식수 관리, 안전한 성생활이 기본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소아·고령자, 의료기관 종사자, 해외 여행자 등은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감염 경로 차단과 조기 검진이 예방의 핵심이다.

검증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이나 민간요법, 생약 성분의 과다 섭취는 간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 역시 간 기능 저하와 간염 악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제된 음주 습관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간염은 제때 진단하고 치료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라며 “정기검진과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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