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위장병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장기가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복통, 단순한 소화불량이라 여기고 넘기기 쉽지만 치명적인 혈관 질환일 수 있다. 부산의 센텀종합병원에서 상장간막동맥 폐색으로 위중한 상태였던 60대 환자가 신속한 시술과 다학제 협진으로 회복한 사례가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갑작스러운 복통, 장기 괴사로 이어질 수 있는 혈관 폐색... 신속한 협진과 시술로 생명 지켜 (클립아트코리아)
갑작스러운 복통, 장기 괴사로 이어질 수 있는 혈관 폐색... 신속한 협진과 시술로 생명 지켜 (클립아트코리아)
◇복통·구토 증상에 숨겨진 위협, 빠른 판단이 살렸다

환자 A씨(60대 중반)는 극심한 복통과 의식 저하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왔다. 검사 결과, 복부 장기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요 혈관인 상장간막동맥이 막힌 상태였다. 장으로 가는 혈류가 끊기면 조직 괴사가 빠르게 진행되며, 치료가 지연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의료진은 곧바로 간담췌외과 노영훈 과장, 인터벤션영상의학과 조정현 과장이 중심이 된 협진팀을 꾸려 수술 대신 시급한 혈관 시술을 결정했다. 조영술 결과, 단순 혈전이 아닌 혈관벽이 찢어지는 박리에 의한 폐색으로 확인됐고, 스텐트 삽입을 통해 혈류를 다시 열어주는 시술이 즉시 이뤄졌다.

시술 이후에도 이미 발생한 허혈로 복부 장기에 손상이 남아 있었고, 이틀간 복통과 혈변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술 후 빠르게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했고, CT 재검사에서 혈류도 안정적으로 유지돼 환자는 시술 5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혈관병, 위장병으로 착각하기 쉬워... 진단·대응 골든타임이 관건

장간막동맥은 복부 장기에 혈액을 공급하는 굵은 혈관이다. 여기에 혈전이 생기면 장에 산소 공급이 끊기면서 괴사가 발생하며, 이는 곧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증상이 구토, 설사, 복부 팽만, 혈변 등으로 위장 질환과 비슷해 초기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고령자,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몇 시간만 늦어져도 장기 손상이 진행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조정현 과장은 “상장간막동맥 폐색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빠른 중재 시술과 협진이 없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영훈 과장은 “내과와 외과가 동시에 개입해야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센텀종합병원 혈관조영실에서 조정현(오른쪽) 인터벤션영상의학과 과장팀이 혈관 시술을 진행하는 모습. (센텀종합병원 제공)
센텀종합병원 혈관조영실에서 조정현(오른쪽) 인터벤션영상의학과 과장팀이 혈관 시술을 진행하는 모습. (센텀종합병원 제공)
◇복통 오래 지속되면 위장병 아닐 수도

조정현·노영훈 과장은 “갑자기 시작된 복통이 수 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구토, 혈변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며, “이런 증상은 생명을 위협하는 복부 혈관 질환의 신호일 수 있으니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센텀종합병원은 이번 사례를 통해 영상의학과, 간담췌외과, 응급의학과, 심뇌혈관센터 등 진료과 간 긴밀한 협진 체계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응급 대응과 협진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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