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불면증은 현대인에게 가장 흔히 나타나는 정신건강 문제 중 하나로, 단순히 잠을 못 자는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불규칙한 생활, 사회적 고립, 불안 증가 등으로 환자 수가 더욱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불면증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증 같은 정신적 요인이 대표적이고, 만성 통증이나 신체 질환도 원인이 된다. 불규칙한 수면 습관, 야간 근무, 카페인 과다 섭취, 전자기기 사용 역시 수면을 방해한다.

잠은 의식적으로 조절하기 힘든 생리적 기능인데, 많은 환자들이 ‘오늘은 반드시 자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불안을 키우고 오히려 잠을 더 못 자게 된다. 수면에 대한 집착 자체가 불면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내일 중요한 일정이 있으니 꼭 자야 한다’는 압박감이 밤새 뒤척이는 원인이 되고, 결국 낮에는 집중력 저하와 피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조현식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조현식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최근에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로 수면을 측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역시 불면을 심화시킬 수 있다. 스마트워치 수면 데이터는 참고용일 뿐인데, 일부는 ‘깊은 수면이 부족하다’는 결과에 집착해 불안이 커지고 실제 수면의 질이 더 나빠진다. 수면 기록에 대한 과도한 몰두가 불면을 부추길 수 있다. 결국 잠을 잘 자야 한다는 압박감과 기록 확인 욕구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수면을 방해한다.

불면증이 장기간 이어지면 삶의 질은 급격히 떨어진다. 집중력과 기억력이 저하되고 업무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면역력이 약해져 감염병에 취약해지고,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또 많은 환자들이 우울증과 불안을 동반하며, 심한 경우 자살 위험까지 증가한다. 따라서 불면증은 단순한 수면 문제가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치료 방법으로는 생활 습관 교정, 인지행동치료, 약물치료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비약물적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자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생활리듬을 회복하는 것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기상·취침 시간 유지, 취침 전 전자기기 사용 줄이기,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제한, 규칙적인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잠들기 전에는 억지로 잠을 청하기보다 독서나 명상, 따뜻한 샤워 등으로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이 좋다. 불면증 극복의 핵심은 수면에 집착하지 않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면증은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개인 의지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조기에 전문적인 관리와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글 : 조현식 성모연정신건강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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