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은 크게 개방각녹내장과 폐쇄각녹내장으로 나뉘는데, 이 중 폐쇄각녹내장은 눈 안에서 방수(눈 속 체액)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전방각이 막혀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며 발생한다. 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빠르게 손상된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안압이 40~60mmHg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극심한 안통, 두통, 시력 저하, 구토, 눈 충혈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치료가 늦으면 수 시간 안에 실명 위험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응급 상황으로 간주된다.

간헐폐쇄각녹내장은 급성 폐쇄각녹내장보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전방각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고, 때때로만 막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정상 안압과 고안압을 반복하며 증상이 왔다 갔다 한다. 이 때문에 “정상입니다”라는 진단을 받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은 단순한 피로나 편두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어두운 곳에서 눈이 뻐근하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시야가 순간적으로 흐려지거나, 눈 안쪽이 묵직하게 아프고,
때때로 구역질까지 느낀다.
박성은 세란병원 안과 과장은 “간헐적 발작이 반복되면 전방각이 점점 좁아져 결국 완전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때 시신경 손상이 누적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밤에 자다가 눈과 머리가 아파 깬 적이 있다면 주목해야 한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동공이 확대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방각이 더 좁아지며 안압이 오르고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아침에 증상이 나아진다고 해도, 반복된다면 진료가 꼭 필요하다.

간헐폐쇄각녹내장은 발작이 없는 상태에선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어 발견이 어렵다. 이 때문에 예방적 레이저 홍채절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홍채에 작은 구멍을 뚫어 방수가 잘 빠져나가게 해 전방각 폐쇄를 막는 방법이다.
생활 속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안압에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어두운 방에서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독서 고개 숙인 채 오랜 시간 작업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의 운동(요가 등) 음주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 이런 행동들은 전방각을 좁히거나 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박성은 과장은 “녹내장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며 “두통, 안통, 시력 저하, 구토 등이 반복되거나 처음 나타난 경우라면 반드시 안과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하이뉴스(Hi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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