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실명 원인 중 하나로, 말기까지 진행될 경우 중심 시야마저 잃을 수 있다.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소리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통증 없이 서서히 시야가 줄어들기 때문에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이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녹내장과 폐쇄각녹내장으로 나뉘는데, 이 중 폐쇄각녹내장은 눈 안에서 방수(눈 속 체액)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전방각이 막혀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며 발생한다. 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빠르게 손상된다.

급성 폐쇄각녹내장은 안압이 40~60mmHg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극심한 안통, 두통, 시력 저하, 구토, 눈 충혈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치료가 늦으면 수 시간 안에 실명 위험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응급 상황으로 간주된다.

어두운 곳에서 반복되는 두통과 눈 통증, 간헐폐쇄각녹내장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어두운 곳에서 반복되는 두통과 눈 통증, 간헐폐쇄각녹내장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간헐폐쇄각녹내장... 안압은 ‘왔다갔다’, 두통은 ‘찜찜하게’

간헐폐쇄각녹내장은 급성 폐쇄각녹내장보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전방각이 완전히 닫히지는 않고, 때때로만 막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정상 안압과 고안압을 반복하며 증상이 왔다 갔다 한다. 이 때문에 “정상입니다”라는 진단을 받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은 단순한 피로나 편두통으로 오인하기 쉽다. 어두운 곳에서 눈이 뻐근하고, 머리가 지끈거리고, 시야가 순간적으로 흐려지거나, 눈 안쪽이 묵직하게 아프고,

때때로 구역질까지 느낀다.

박성은 세란병원 안과 과장은 “간헐적 발작이 반복되면 전방각이 점점 좁아져 결국 완전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때 시신경 손상이 누적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예방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밤에 자다가 눈과 머리가 아파 깬 적이 있다면 주목해야 한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동공이 확대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방각이 더 좁아지며 안압이 오르고 발작이 발생할 수 있다. 아침에 증상이 나아진다고 해도, 반복된다면 진료가 꼭 필요하다.

박성은 세란병원 안과 과장
박성은 세란병원 안과 과장
◇예방이 곧 치료... 습관부터 바꿔야

간헐폐쇄각녹내장은 발작이 없는 상태에선 별다른 이상 소견이 없어 발견이 어렵다. 이 때문에 예방적 레이저 홍채절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홍채에 작은 구멍을 뚫어 방수가 잘 빠져나가게 해 전방각 폐쇄를 막는 방법이다.

생활 속 관리도 중요하다. 특히 안압에 영향을 주는 생활습관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어두운 방에서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독서 고개 숙인 채 오랜 시간 작업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의 운동(요가 등) 음주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 이런 행동들은 전방각을 좁히거나 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박성은 과장은 “녹내장은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라며 “두통, 안통, 시력 저하, 구토 등이 반복되거나 처음 나타난 경우라면 반드시 안과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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