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히는 듯한 증상, 이유 없이 느껴지는 불안과 떨림, 심장이 터질 듯 뛰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나 피로로 넘기기보다 신경계 이상을 의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증상에 대한 내과적인 검사를 해봐도 이상이 없고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면 ‘자율신경실조증(자율신경기능장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뇌신경계와 자율신경계가 무너진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신경실조증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신경계 이상 상태를 말한다. 자율신경은 체온 조절, 심박수, 소화, 호흡, 수면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흐트러질 경우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 단일 증상이 아니라 여러 복합적인 증상의 결과로, ‘스트레스성 만성 피로’ 혹은 ‘기능성 신경장애’로 오인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호흡곤란, 어지럼증, 소화불량, 만성 피로, 불면증, 체온 이상, 불안장애 등이 있다. 특히 환자 스스로는 “이상이 있는 것 같은데 병원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고, 반복되는 검사에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실제 자율신경계의 기능 저하로 인해 나타나는 생리학적 반응일 수 있다.

김호정 청담튼튼병원 신경과 원장
김호정 청담튼튼병원 신경과 원장
자율신경실조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신경과 자율신경의 체계적인 검사와 진료가 필수적이다. 뇌혈류 초음파, 자율신경계 기능 검사, 뇌파 검사, 적외선 체열 검사 그리고 필요 시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다양한 뇌신경 진단 장비를 활용해 자율신경의 기능적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단순히 한두 증상만 보고 진단하는 방식이 아닌, 뇌와 신경계 전반을 포괄하는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자율신경실조증은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 아니며, 증상 완화 및 회복을 위해선 비수술 치료와 생활 습관 관리가 핵심이다. 우선 약물치료와 함께 뇌신경 및 자율신경의 균형 회복을 위한 수액 치료나 자율신경 자극 완화요법이 병행될 수 있으며,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식사, 운동 등 생활 속 개선이 중요하다. 특히 정신적인 긴장이나 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자율신경 기능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생활 리듬 조절이 필수적이다.

증상만으로는 공황장애와 자율신경실조증을 일반인이 구분하기는 어렵다. 병태생리적으로는 공황장애는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원인에 기반하고 자율신경기능장애는 자율신경계의 조절의 불균형으로 인한 증상이다. 즉 공황장애는 정신의 문제 자율신경기능장애는 몸의 문제이다. 증상의 차이는 공황장애는 증상 발생시 급작스럽고 발작적으로 일어나며 증상이 호전되면 증상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없어진다. 그러나 자율신경기능장애는 증상이 지속적이고 점차적으로 악화된다. 예를 들면 공황장애는 갑자기 퍼붓는 스콜 같은 소나기라면 자율신경기능장애는 지속적인 장마와 같다.

자율신경실조증은 겉보기에 멀쩡하지만, 내부에서는 생리적 신경시스템이 무너져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환이다. 공황장애와 유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뇌신경과를 통해 자율신경계 기능을 정밀하게 검사해야 하며,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교정을 통해 얼마든지 회복이 가능하다 공황장애와 자율신경기능장애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원인이 다르고 치료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율신경실조증은 한 가지 증상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복합 질환이다. 원인 모를 공황 증상이나 신체 불편함이 반복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의료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뇌와 신경계의 균형을 되찾는 것은 단지 증상을 없애는 것을 넘어 삶의 중심을 되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글 : 김호정 청담튼튼병원 신경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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