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막상 얼굴을 다쳤을 때 인근 병원을 갔는데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병원 응급실의 경우 더 위급한 중증도 환자가 많다거나 성형외과 수술이 불가한 의료기관이거나 해당 전문의가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간이나 공휴일에 다쳤을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환자들의 볼멘소리에는 밤이나 휴일에는 아프거나 다치지도 말아야 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소리가 떠돌기도 한다.
최근 한 남자 환자는 얼굴에 심부열상(피부 깊은 곳까지 찢어진 상처)을 입어 인근병원 6곳을 거쳐서야 우리 병원을 내원하게 되었다. 환자 보호자는 주변에 병원이 많은데 수술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다는 이유가 납득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만약 이 환자가 야간이나 공휴일에 다쳤더라면 상황은 더 심각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피부조직이 찢기거나 떨어져 나가면 그때부터 괴사가 시작되는데 골든타임 8시간 이내에 신경, 혈관 및 피부조직 층별 봉합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세밀함을 요하는 부분이고 그렇지 못해 자칫 각종 부작용과 흉터 등 후유증이 남는다면 환자는 평생 육체적,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으며 살게 될 수 있다.
얼굴외상은 불가피한 사고 외에도 부주의에 의한 사고로도 발생한다. 최근 몇 년간 우리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는 전동 킥보드 사고, 개에게 물린 사고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자동차 사고, 낙상, 스포츠 부상으로 인해 얼굴외상이 자주 발생했는데 개인이동수단의 발달과 반려견 인구의 증가가 원인으로 생각된다.
전동 킥보드 사고로 인한 안면외상의 경우 10~20대 젊은 층이 많은데 대부분 안전모 미착용에 의한 열상 환자가 가장 많다. 찰과상, 골절 등이 그 뒤를 따른다. 개한테 물린 경우는 주로 손가락이나 손 부위가 많지만 입 주변 혹은 얼굴부위를 찢겨서 오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초등학생 이하 영유아나 어린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부모님의 주의를 요한다.
요즘 의사들은 점점 어렵고 까다로운 수술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 얼굴을 다쳤을 때 환자와 보호자가 원활하고 빠르게 치료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 : 서울연세병원 조상현 병원장)
지종현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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