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이 만성화되는 원인을 찾기 위해선, 우선 우리 몸이 어떻게 균형을 유지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어지럼증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느끼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보통 몸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평형(전정) 기능이 자세 균형을 전적으로 담당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일상 중 많은 동작에서는 오히려 시각 정보, 즉 눈을 통해 인식하는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몸의 균형 유지에 더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놀랍게도 우리의 두뇌는 좌 우측 귀에 있는 전정 기능에 이상이 생겨 갑자기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이를 신속하게 알아챈다. 그리고 우리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건강한 반대 측 전정 기능을 조절하고, 시각 등의 다른 정보를 더 많이 참고해 균형을 잡는다. 만성 어지럼증 환자의 경우, 두뇌가 스스로 균형을 회복하는 이 과정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지럼증을 완화하고자 안정제 등을 장기간 복용하거나 공황장애 등의 불안증, 우울증이 있는 경우, 고령, 전정 기능 손상 정도가 심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나윤찬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만성 어지럼증은 이를 유발하는 특정 원인 질환에만 집착하지 말고, 전정 기능 손상 후 균형을 회복하는 두뇌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요인은 없는지 의심해야 한다”며 “이러한 요인들을 적극적이고 세심하게 찾아내고 해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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