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며, 노인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치매는 기억력 저하를 넘어서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되는 질환이다.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나타나는 행동 변화는 가족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킨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 조사에 따르면, 60세 이상 국내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50년에는 두 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약 6%인 치매 유병률도 1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약 27%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상태에 해당하며, 이 시기 치료가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은 “초기 치매 증상은 단순 건망증과 비슷해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사회적 편견으로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치매는 완치가 어려운 만큼,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치매 예방과 진행 지연에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치매 예방과 진행 지연에 중요하다. (클립아트코리아)
◇뇌 건강의 분기점, 경도인지장애의 의미와 관리

치매는 뇌 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가장 흔한 유형인 알츠하이머 치매는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여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뇌가 점차 위축된다. 뇌 기능 저하는 서서히 진행돼 환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진행된 치매는 행동장애와 신체 합병증으로 환자의 독립적 생활을 크게 제한하며, 가족에게도 심리적·신체적 부담을 초래한다. 따라서 조기에 인지 기능 저하를 발견하고 치료해 증상 악화를 늦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되는데, 이는 정상인의 1~2%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의 조기 치료와 관리가 치매 예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기능 일부가 저하됐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어 주변에서 알아차리기 어렵다. 일상에서 약속을 자주 잊거나 계산이 늦어지는 등 이상 신호가 느껴지면 즉시 전문가 상담과 검사가 필요하다.

경도인지장애 예방법 (힘찬병원 제공)
경도인지장애 예방법 (힘찬병원 제공)
◇생활 습관과 만성질환 관리, 치매 예방의 기본


경도인지장애 진단은 다양한 신경심리검사와 뇌영상 검사로 진행한다. 치료는 약물과 더불어 인지훈련, 사회 활동, 건강한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특히 40대부터 뇌 세포 손상이 시작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젊은 시기부터 꾸준한 관리가 요구된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잘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뇌를 지속해서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운동은 뇌세포 보호에 도움을 주며,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뇌 기능 저하를 가속화하므로 자제해야 한다.

또한 치매 가족력이 있거나 65세 이상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과 인지 기능 평가를 받아 조기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박정훈 센터장은 “경도인지장애 시기에 치료받으면 상당수 환자가 10년 이상 치매로 진행되지 않는다”며 “초기 증상 발견 즉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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