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치루는 항문에 생긴 고름집(항문농양)이 터진 후, 항문 안쪽과 바깥 피부를 연결하는 비정상적인 통로, 즉 누공이 형성된 상태를 말한다. 흔히 치질의 일종으로 오해받지만,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다른 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통증과 염증, 재발이 반복되며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준다.

치루의 시작은 항문샘에 염증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항문 내에 있는 작은 분비샘이 막히면 세균이 번식하면서 고름이 차오르고, 결국 피부를 뚫고 밖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항문 안쪽과 바깥 피부가 연결되는 누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초기에 치료하면 단순한 농양 치료로 끝나지만, 시간이 지나 누공이 생기면 수술이 필요해진다.

대표적인 증상은 항문 통증, 불쾌한 냄새, 고름 배출 등이다. 환자에 따라 미열이나 전신 피로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앉을 때 심한 불편감을 느끼거나, 속옷에 계속 고름이 묻어나는 경우 치루를 의심해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이런 증상이 간헐적으로 반복되기도 해, 단순한 치질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윤진석 산본 대항하정외과 원장
윤진석 산본 대항하정외과 원장
치루는 반드시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누공을 제거하고, 괄약근 손상이 최소화되도록 조심스럽게 절개하거나, 복잡한 경우에는 괄약근 보존 수술이나 인공 괄약근 삽입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누공의 위치와 깊이, 구조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수술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회복 기간 동안에는 좌욕, 식이조절, 배변 습관 개선 등을 통해 염증을 최소화해야 하며, 항문 청결을 철저히 유지하는 것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이나 면역질환이 치루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어, 필요 시 전신적인 평가와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치루는 단순히 불편한 질환이 아니라, 장기간 방치할 경우 괄약근 손상과 만성 염증, 심한 경우 악성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질환이다. 항문 주위에 반복되는 통증이나 고름 증상이 있다면 참지 말고, 항문외과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기 치료만이 치루로부터 자유로운 일상을 되찾는 방법이다.

(글 : 윤진석 산본 대항하정외과 원장)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