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렘수면행동장애(RBD) 유무에 따라 파킨슨병의 발병 기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RBD는 잠꼬대처럼 수면 중 이상행동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RBD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PD-RBD+)와 그렇지 않은 환자(PD-only) 간 혈중 대사체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RBD가 동반된 그룹에서는 장내 미생물 유래 대사체인 2차 담즙산, p-크레솔 황산염, 페닐아세틸글루타민이 증가한 반면, RBD가 없는 그룹에서는 코르티솔, 혈당 증가, 카페인·요산·이노신 감소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파킨슨병을 ‘몸에서 시작되는(body-first)’ 유형과 ‘뇌에서 시작되는(brain-first)’ 유형으로 나누는 이론을 뒷받침하며, RBD 유무가 질환의 발병 경로를 가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렘수면행동장애(RBD) 유무에 따른 파킨슨병 하위 유형 대사체 프로파일: RBD 그룹(iRBD, PD-RBD+)에서 장내 미생물 유래 대사체인 2차 담즙산, p-크레솔 황산염, 페닐아세틸글루타민이 증가한 반면, RBD 비동반 파킨슨병에서는 이러한 대사체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는 RBD 동반 파킨슨병이 ‘몸에서 시작되는(body-first)’ 유형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대병원 제공)
렘수면행동장애(RBD) 유무에 따른 파킨슨병 하위 유형 대사체 프로파일: RBD 그룹(iRBD, PD-RBD+)에서 장내 미생물 유래 대사체인 2차 담즙산, p-크레솔 황산염, 페닐아세틸글루타민이 증가한 반면, RBD 비동반 파킨슨병에서는 이러한 대사체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는 RBD 동반 파킨슨병이 ‘몸에서 시작되는(body-first)’ 유형과 관련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대병원 제공)
김한준·정기영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고아라 포항공대 교수, 이선재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이연종 성균관의대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총 101명의 혈장 샘플을 분석하고,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네 개 그룹(iRBD, PD-RBD+, PD-only, 건강한 대조군)을 분류할 수 있는 대사체 기반 진단 모델도 개발했다.

이 모델은 RBD 비동반 파킨슨병을 80.4% 정확도로, RBD 동반 그룹을 69.2% 정확도로 구분해냈다. 향후 하위 유형별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한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한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김한준 교수는 “RBD의 유무에 따라 파킨슨병의 시작 지점과 진행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며 “장내 미생물 유래 대사체는 새로운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NPJ Parkinson’s Diseas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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