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신장 손상이 약물 때문일까, 아니면 면역 때문일까?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답을 ‘면역’에서 찾았다. 신장에 상주하는 대식세포가 염증 반응을 조절하며, 손상 정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연구는 Kidney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

한승석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팀은 신장 조직에 오래 머무는 대식세포를 제거한 동물 실험에서, 손상 지표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염증이 악화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대식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면, 사멸한 세포가 쌓이면서 조직 손상이 커지는 것이다.

반대로, 건강한 대식세포는 AXL 단백질로 사멸세포를 제거하고, VISTA 단백질로 면역 과잉 반응을 차단한다. 이 과정에서 NK세포의 침투도 억제되며, 신장의 면역 균형이 유지된다.

(왼쪽부터) 한승석·윤동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홍민기 학생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왼쪽부터) 한승석·윤동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홍민기 학생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실제 신독성 약물에 노출된 환자들의 조직에서도 대식세포가 많을수록 염증은 덜했다. 약물 반응의 개인차는 결국 이 면역세포의 분포와 기능에 달려 있었던 셈이다.
이번 연구는, 신장 손상이 단순한 독성 반응이 아니라 면역 시스템의 균형 문제라는 점을 입증했다. 개인 맞춤형 치료 접근이 가능해지는 실마리다.

한 교수는 “앞으로는 항암제, 항생제에 의한 신장 손상도 대식세포 상태를 보고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신장뿐 아니라 당뇨병성 신증, 노화성 질환으로도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