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완벽하지 않으면 안 돼”라는 생각이 10대 청소년들의 머릿속을 장악하며, 외모 집착이 극심해지고 있다. 결국 먹는 행위 자체가 부담이 되면서, 심각한 섭식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섭식장애는 단순한 식습관 문제가 아니라 정신과 신체 건강 모두를 위협하는 숨은 질병이다.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거식증 환자 중 절반가량이 10대다.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네 배 이상 많아 성별 격차가 크다.

외모 압박과 완벽주의가 청소년의 섭식장애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외모 압박과 완벽주의가 청소년의 섭식장애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섭식장애, 이제는 우리 곁의 문제
섭식장애는 음식을 먹고 조절하는 행동이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정신질환이다. 체중이 지나치게 줄거나 BMI가 17 이하인 경우 경계가 필요하다. 대표 유형은 다음과 같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제한해 몸이 약해지고, 여성은 생리 불순이나 무월경이 나타난다. 신경성 대식증은 폭식 후 구토나 이뇨제 남용 등으로 체중을 조절하려 하지만, 심장과 신장 등 주요 장기에 큰 부담을 준다.

이 문제는 단순 다이어트가 아니며, 낮은 자존감과 통제 욕구, 자기혐오가 얽힌 복잡한 정신적 문제다.

◇청소년기, 외모 압박이 무너뜨리는 마음
청소년은 외모에 가장 민감한 시기다. SNS 속 이상적인 몸매와 또래와의 비교, 학업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스스로를 극한까지 몰아붙인다.

특히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은 체중과 외모를 철저히 통제하려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나 조절 불가능한 폭식으로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우울과 불안이 동반된다. 하지만 주변은 이를 단순 다이어트로 오해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

김수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수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감정 변화부터 살피자, 조기 대응이 살 길
김수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섭식장애는 음식 섭취 이상의 문제로, 정신과 감정 상태와 밀접히 연결돼 있다”며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우울증, 불안 장애는 물론 자살 위험까지 커진다”고 경고한다.

김 교수는 “청소년 스스로 감정과 신체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하고, 이상 징후가 보이면 신속히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섭식장애는 외모 집착에서 시작해 삶 전반을 잠식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완벽함을 좇기보다 자신을 이해하고 돌보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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