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문고리 하나 돌리는 순간, 엄지 손목에서 번쩍이는 통증이 느껴진다면 그냥 지나치지 마라. 이건 단순 삐끗이 아니라 ‘손목건초염(드퀘르벵병)’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엄지 힘줄이 좁은 손목 통로를 수없이 드나들면서 마찰과 염증을 일으키는 이 질환은, 방치하면 손목 전체를 옥죄는 만성 통증으로 발전한다.

◇손목이 보내는 SOS, 과도한 사용이 주범
스마트폰을 한 손에 쥐고 화면을 쉴 새 없이 터치하거나, 아기를 안고 힘을 주는 행동, 손을 계속 쓰는 요리, 미용, 사무직 종사자라면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출산 후 여성은 관절이 느슨해져 손목 부위 부담이 더욱 커진다.

증상은 처음엔 엄지를 꺾거나 꽉 쥘 때 ‘전기 찌릿’ 같은 통증으로 시작한다. 이게 점점 손목 전체로 번지고, 누를 때 욱신거리며 욱신욱신 불편함이 더해진다. 그냥 참고 넘기면 통증이 팔까지 번지고, 심한 경우 감각 이상과 근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다.

손목 찌릿한 통증, 단순한 증상이 아닌 습관에서 비롯된 손목건초염일 수 있습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손목 찌릿한 통증, 단순한 증상이 아닌 습관에서 비롯된 손목건초염일 수 있습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조기 발견이 관건, 늦으면 후회만
자가 진단법인 ‘핑켈스타인 테스트’는 손쉽게 할 수 있다. 엄지를 다른 손가락으로 감싸 쥐고, 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으로 꺾어보자. 찌릿한 통증이 확 느껴진다면 손목건초염 가능성이 높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게 필수다. 초기에는 손목 사용 줄이고 보조기 착용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필요하면 소염진통제나 주사 치료도 병행한다. 하지만 2~3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자꾸 재발하면 힘줄 지나가는 통로를 넓히는 수술이 필요하다.

염증이 만성화되면 힘줄이 두꺼워져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손목은 물론 팔까지 통증이 퍼지고, 감각 둔화와 근력 약화가 나타난다. 늦게 잡으면 고통이 길고 심해진다.

◇치료 후에도 ‘손목 지옥’ 피하려면 습관부터 바꿔라
한 번 좋아졌다고 다시 손목을 무리하게 쓰면 염증은 언제든 재발한다. 손목을 고정하지 않고 계속 꺾거나 무리하는 자세는 독이다. 손목 부담 줄이는 올바른 사용법을 익히는 게 재발 방지의 핵심이다.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원장은 “손목건초염은 단순 통증이 아닌, 반복적인 잘못된 습관이 만든 결과”라며 “일상생활에서 손목을 쉴 줄 알고, 무리한 힘 쓰기를 멈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원장
민슬기 연세스타병원 원장
◇생활 속 손목 보호법
· 스마트폰 장시간 한 손 사용 피하기
· 무거운 물건 들 때 손목 힘 빼기
· 손목 스트레칭과 휴식 충분히 취하기
· 손목 보조기 활용으로 부담 줄이기

이 작은 습관들이 평생 아픈 손목을 막는 첫걸음이다. 손목에 찌릿함이 느껴지면 바로 멈추고, 전문가 진단받는 게 후회 없는 선택이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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