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ADHD 진료 인원은 2020년 약 7만9000명에서 2024년 25만6000명으로 약 3배 넘게 늘었다. 이 가운데 성인 환자 수만 약 12만3000명에 달하며, 이는 4년 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산만함”이 아닌 “질환”... 성인 ADHD의 오해와 현실
성인 ADHD는 그동안 종종 성격적 특성이나 생활 습관 문제로 오해돼 왔다. ‘게으름’, ‘무책임함’, ‘집중력 부족’으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인 ADHD를 명백한 신경발달장애로 보고 있다.
정성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성인 ADHD는 단순히 산만하거나 집중을 못 하는 수준이 아니라, 뇌의 주의력과 자극 조절 기능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질환”이라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사회생활은 물론 대인관계, 감정 조절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나 과제 마무리의 어려움
△자주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잊는 일상
△즉흥적인 행동이나 발언
△기한 내 업무 처리의 반복적인 실패
△집중 유지의 어려움
△감정 기복
특히 과잉 행동보다 주의 산만, 충동성, 감정 조절 문제가 더 도드라지며, 이는 직장 내 성과 저하, 인간관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ADHD를 ‘직장 내 결근과 업무 효율 저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ADHD를 앓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늘 바쁘게 움직이는데도 일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며,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감과 죄책감이 반복되다 결국 병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치료 접근 확대돼야... 약물과 비약물 모두 중요
성인 ADHD는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증상 관리가 가능하다. 진단 이후에는 주로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 그리고 생활 습관 교정이 병행된다.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주의력 향상, 충동 억제 등에 효과를 보이는 중추신경 자극제나 비자극제 등이 있다. 개인별 상태에 따라 약물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 상담을 통한 맞춤형 처방이 중요하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시간 관리 훈련, 정리정돈 기술, 목표 설정 및 동기 부여 전략 등이 포함되며, ADHD에 특화된 코칭 프로그램이 활용되기도 한다.
정성민 전문의는 “일정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알림 기능을 적극 활용하는 등 일상의 구조화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면서, “자신의 행동 패턴을 인식하고 조절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인 ADHD 인식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진단받지 못한 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40대 젊은 층에서는 증상 자체는 분명하지만, ‘병원에 가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넘기거나,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치료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또한 성인 ADHD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도 여전하다. 소아 ADHD에 비해 진단 기준이나 치료 경험이 축적된 의료기관이 상대적으로 적고,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증상을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의학 전문가들은 성인 ADHD에 대해 “정신과 진료의 문턱을 낮추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일반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검진 도구와 정보 확산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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