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가을 초입, 선선한 날씨에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자외선에 대한 경계심은 느슨해지기 쉽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 시기 자외선이 여전히 강하다는 점, 그리고 백반증 환자에게는 특히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색소 없는 피부, 햇볕 아래 더 두드러진다
백반증은 멜라닌세포가 파괴돼 피부 일부가 하얗게 변하는 색소 결핍성 피부질환이다. 통증은 없지만, 눈에 띄는 외형 변화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심리적·사회적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많다.

문제는 자외선이다. 일반 피부는 햇볕에 그을리며 색이 짙어지지만, 멜라닌이 없는 백반 부위는 그대로 남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특히 가을철처럼 자외선은 강한데 옷차림은 가벼워지는 시기에는 노출 부위가 늘어나며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도 커진다.

초가을 강한 자외선은 백반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초가을 강한 자외선은 백반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예방이 중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하얗다고 다 백반증은 아냐" 진단 혼란도 많아
백반증은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질환이지만, 유사 질환과의 혼동이 많다. 탈색증, 백색잔비늘증, 피부경화증 등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원인과 치료가 전혀 다른 질환들이 있기 때문이다.

피부가 하얗게 변한다고 해서 자가진단 후 민간요법이나 스테로이드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확한 감별 진단은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몫이다.

◇관리 중심의 치료... 햇빛 차단이 핵심
현재까지 백반증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대신 진행을 늦추고 외관상 변화를 최소화하는 치료가 주를 이룬다.
대표적인 치료는 염증 억제용 약물, 국소 자외선B(UVB) 광선치료 등이 있으며, 일부 환자에겐 멜라닌세포 이식술이 적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예방과 꾸준한 관리다. 자외선 차단제를 3~4시간 간격으로 반복해서 바르고, 가능한 한 긴소매 옷으로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얼굴, 손등 등 자외선에 자주 노출되는 부위는 피부암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어 더 철저한 보호가 필요하다.

유화정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유화정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
◇“선천적 요인 외 환경적 영향도 커... 가을철 특히 주의”
백반증의 명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면역 반응에 의해 멜라닌세포가 손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력 외에도 스트레스, 피부 자극, 자외선 과다 노출 등이 영향을 줄 수 있고, 갑상선 질환이나 원형탈모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되기도 한다.

유화정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백반증은 인구 1~2% 수준으로 드물지 않은 질환”이라며, “가을철 햇빛 노출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고, 가족력이나 피부 변화가 의심된다면 초기에 진단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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