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염·저단백 식단, 회복기엔 오히려 독 될 수 있어

[헬스인뉴스] 신장 손상 이후 회복기에 들어선 환자들에게 지나치게 제한적인 식단이 오히려 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통적으로 권장되던 저염·저단백 식이요법이 무조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장혜련, 전준석, 이경호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허혈성 급성 신손상(acute kidney injury, AKI) 이후 회복기 식단이 신장 회복에 미치는 영향을 동물 실험과 세포 실험을 통해 분석하고, 그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Cell and Developmental Biology에 발표했다.

(왼쪽부터) 장혜련, 전준석, 이경호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왼쪽부터) 장혜련, 전준석, 이경호 삼성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저염·저단백이 무조건 좋지는 않다”
연구팀은 양측 또는 편측 신장 손상을 입은 생쥐에 다양한 식이 조합을 적용했다.

저염 vs 고염, 저단백 vs 고단백, 저지방 vs 고지방. 이 조합들을 적용한 뒤, 각각이 신장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저염·저단백·저지방 식단을 적용한 그룹에서 오히려 회복이 지연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특히 섬유화를 유도하는 TGF-β 신호가 과활성화되고, 염증 반응이 증가하는 등 부정적인 생리 반응이 동반됐다.

◇고염·고단백 역시 신장에 해로운 건 마찬가지
한편, 고염·고단백 식단 역시 문제였다. 세포 실험에서는 고염식이 신세관 손상 및 섬유화 유발, 고단백식이 신장세포 증식 억제 등의 결과가 나타났다. 결국 지나친 제한도, 과한 섭취도 모두 회복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전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급성 신손상 환자의 회복기 식이 전략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향후 맞춤형 식이 가이드라인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혜련 교수도 “식이요법은 환자가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핵심 비약물 치료 전략”이라며, “무조건적인 제한보다는, 신장 기능과 회복 단계에 맞춘 섬세한 영양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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