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A씨 남편은 일주일 전 친척 장례식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고 A씨는 직감적으로 이상함을 느껴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뇌경색으로 진단됐다. 갑작스러운 최근 기억 상실과 질문 반복은 ‘일과성 전향성 기억상실’이라 불리지만, 뇌졸중이나 뇌혈류 장애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하상욱 부산 온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은 “건망증과 구분해야 한다”며 “내가 방금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면 뇌가 긴급 경고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MRI 등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기억 흐려지면 뇌졸중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일과성 기억상실은 보통 하루 이틀 내 자연 회복되지만, 비슷한 증상이 뇌졸중 초기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를 가볍게 여기면 골든타임을 놓쳐 심각한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는 매년 10만 명 이상이며, 절반가량이 후유증에 시달린다. 특히 20~30%는 갑작스러운 언어, 시각, 기억 장애를 초기 증상으로 겪는다.

갑작스런 기억 혼란이 발생하면 ‘설마’ 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반복적인 일과성 기억상실은 뇌졸중 전조 증상일 수 있어 즉각적인 병원 진단이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반복적인 일과성 기억상실은 뇌졸중 전조 증상일 수 있어 즉각적인 병원 진단이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간절기 혈관 위험 급증... 가족의 신속 대응이 관건
봄·가을 간절기는 뇌졸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다.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급상승하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일교차 1도 상승마다 급성 뇌졸중 위험이 2.4% 증가하며, 65세 이상은 2.7%까지 높아진다.

배효진 온병원 뇌신경센터 과장은 “기억 장애와 반복 질문이 보이면 즉시 119에 연락하라”고 강조했다. 환자가 증상을 부인하거나 무시해도 가족과 주변인이 적극 개입해 응급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과성 기억상실은 뇌가 보내는 경고 신호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억이 갑자기 사라지는 순간, 뇌는 이미 위험을 알리고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주변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 응급실로 향해야 한다. 생명을 지키는 골든타임은 그렇게 지나간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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