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눈 나쁜 건 불편함일 뿐’이라고 여긴다면, 고도근시 환자에게는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고도근시는 단순한 시력 문제가 아니라, 망막에 구조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특히 망막은 빛을 감지해 뇌로 신호를 보내는 눈 속 핵심 부위로, 이곳에 이상이 생기면 시력 저하는 물론 실명 위험까지 동반된다.

박운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고도근시는 안구 길이가 지나치게 늘어나면서 망막과 황반이 얇아지고 손상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며 “풍선처럼 늘어진 안구는 작은 충격에도 찢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문제가 생길까? 대표 망막 합병증
고도근시는 일반적으로 안경 도수가 -6디옵터 이상이거나, 안구 길이가 26mm 이상일 때 진단된다. 문제는 이처럼 늘어난 안구가 망막을 잡아당기면서, 신생혈관이 생기거나, 망막층이 분리되거나, 황반 중심에 구멍이 생기는 등의 병변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장 흔한 문제는 근시성 신생혈관이다. 망막에 새로 자란 혈관이 출혈이나 부종을 유발해 중심 시야를 흐리게 만든다. 이 경우 VEGF 억제 주사 치료가 필요하며,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또한, 망막층간분리, 황반 구멍, 심하면 망막박리까지 진행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요구된다. 시신경 뒤틀림이 발생하면 안압 조절제를 사용해 시야 손상을 막는다.

고도근시는 망막 손상을 유발해 시력 저하 위험이 크므로 정기 검사와 조기 치료가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br /〉
고도근시는 망막 손상을 유발해 시력 저하 위험이 크므로 정기 검사와 조기 치료가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br /〉
◇정기 검진이 유일한 예방법
이러한 합병증을 줄이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핵심이다. 박 교수는 “고도근시 환자는 최소 6개월마다 망막단층촬영(OCT)과 안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구 길이 측정도 1년에 한 번은 꼭 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시야 흐림, 중심 시야 왜곡, 빛이 번쩍이는 느낌(광시증), 검은 점이 떠다니는 증상(비문증) 등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닌 망막 이상일 수 있다. 이럴 땐 곧바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도근시와 망막 이상 SNUH건강정보, 박운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고도근시와 망막 이상 SNUH건강정보, 박운철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고도근시, 어떤 사람에게 더 위험할까?
40대 이상 여성에게 고도근시 관련 황반병증이 더 자주 나타난다. 특히 폐경 후에는 골밀도 저하와 함께 안구 구조에도 변화가 생겨 망막 질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망막은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조직”이라며, “시력 보호를 위해선 무엇보다 예방과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눈 건강, 정기 검진이 기본
고도근시는 단순한 안경 교정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망막 질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는 만큼, 평소보다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눈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다. 작은 이상도 무시하지 말고, 정기 검진과 빠른 대응으로 시력을 지키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예방법이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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