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추석 연휴는 많은 이들에게 휴식이지만,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가진 이들에겐 오히려 건강 위기의 시기다.

불규칙한 생활 패턴, 자극적인 음식, 과도한 가사노동, 장거리 이동 등이 겹치면서 증상 악화 위험이 높아진다.

게다가 연휴 동안 병의원 이용도 제한적이어서, 건강 관리를 위한 사전 준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추석 연휴, 만성질환자는 식단·활동·응급대응까지 철저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추석 연휴, 만성질환자는 식단·활동·응급대응까지 철저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고염분·고열량 음식, 증상 악화의 원인
명절 음식은 대개 기름지고 짜며, 탄수화물과 열량이 높다. 송편, 잡채, 전, 식혜, 한과 등은 익숙한 음식이지만 만성질환자에겐 부담이 된다. 예를 들어 송편 3개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공깃밥 반 공기 분량에 달한다.

당뇨병 환자는 송편 섭취를 하루 1~2개 이내로 줄이고, 나물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반찬을 선택하는 게 좋다. 단 음료 대신 물이나 보리차로 갈증을 해결하고, 과일은 소량만 섭취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라면 국물, 젓갈, 장아찌처럼 염분이 높은 음식을 피해야 하며, 전을 먹을 땐 간장보다는 채소를 곁들여 짠맛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장질환자는 곶감, 토란국, 바나나처럼 칼륨 함량이 높은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또한 식사 순서를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이섬유(채소) → 단백질 → 탄수화물 순으로 먹으면 혈당 상승과 나트륨 흡수를 줄일 수 있고, 접시는 큰 것보다 작은 접시를 사용하는 게 과식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관절·허리에 부담 주는 명절 노동과 이동
명절을 앞두고 반복되는 가사노동과 장거리 운전은 척추·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관절염이나 요통이 있는 사람들은 바닥에 오래 앉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음식 준비나 설거지를 할 땐 식탁이나 싱크대를 이용해 서서 일하거나, 높은 의자에 앉아 작업하는 것이 좋다. 손목에 불편이 있다면 미리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동차로 장거리 이동 시에는 허리 지지용 쿠션을 사용하고, 1~2시간마다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김태섭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바닥에 앉는 습관이 통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만성질환자는 명절음식 섭취에 주의해야한다. (사진 제공=힘찬병원)
만성질환자는 명절음식 섭취에 주의해야한다. (사진 제공=힘찬병원)
◇응급상황 대비는 생명을 지킨다
심근경색, 협심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같은 심·호흡기 질환자에게 명절 연휴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시기다.

가슴 통증이나 갑작스런 호흡곤란이 생기면 망설이지 말고 즉시 119에 연락해야 한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복용 중인 약 목록, 병명, 주치의 연락처 등을 메모해 지갑에 넣어두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신장투석 환자는 일정이 하루만 어긋나도 전해질 이상이나 부종,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귀성 전 의료진과 투석 스케줄을 조율하고, 고향 인근 투석 가능 병원 정보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건강한 명절, 준비가 예방이다
명절 연휴는 잠깐이지만, 건강 문제는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질환자는 음식 섭취부터 생활 리듬, 응급 대비까지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무리하지 않는 일정과 균형 잡힌 식사, 사전 건강관리로 이번 연휴를 더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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