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간경변증 환자 중 절반 이상은 B형 간염이 원인이고, C형 간염이 그 뒤를 잇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 관련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정주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는 “앞으로 간질환은 바이러스보다 생활 습관과 밀접한 질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경변증은 피로감, 식욕 부진, 소화 장애처럼 일상적인 증상으로 시작돼 진단이 쉽지 않다. 병이 진행되면 황달, 손바닥 발적, 거미 모양 혈관, 생리 불순, 여성형 유방 같은 뚜렷한 변화가 나타난다. 복수가 차거나 토혈, 의식 저하 증상이 생기면 이미 상태가 심각한 단계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간경변증 환자의 최대 30%가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 간암 환자의 80% 이상이 간경변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복수, 정맥류 출혈, 뇌 기능 저하 등 합병증까지 겹치면 치료는 더 어려워진다.

조기 발견을 위해선 정기적인 간 초음파, MRI, 혈액검사, 간 섬유화 검사 등이 필요하다. 치료는 원인 질환에 맞춘 관리가 핵심이다. B형·C형 간염은 항바이러스제로 조절하고, 금주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비만이나 당뇨 등 대사질환은 식단 개선과 체중 조절, 운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
유정주 교수는 “간경변증은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건강하다고 착각하기 쉽다”며 “고위험군일수록 주기적인 검진이 필요하고, 생활 습관부터 철저히 바꾸는 것이 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