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는 “ASMR 덕분에 잠 잘 잤다”거나 “명상으로 불면증 극복” 같은 경험담이 많지만, 과연 이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수면 개선법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세 가지 방법의 실제 효능과 한계를 살펴보고, 전문가가 추천하는 효과적인 수면 치료법도 소개한다.

ASMR은 속삭임, 빗소리 등의 소리를 통해 두피나 척추 주변에 ‘팅글’이라는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2020년과 2022년 연구에서는 불면증 환자의 일부에게서 수면 질 향상과 심박수 감소가 관찰됐으나,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진 않는다.
수면 전문가들은 “ASMR 효과는 개인별 감각 민감도에 크게 좌우된다”며 “정서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만, 과학적으로는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특히 잠들기 직전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으니, 이어폰 대신 스피커를 쓰고 볼륨을 낮춰 배경음 수준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명상, 다양한 연구로 입증된 수면 질 개선법
최근 연구는 인지행동치료(CBT-I)와 명상을 병행할 경우, 단독 치료보다 수면 중 각성 시간을 크게 줄이는 효과를 밝혀냈다. 미국수면의학회는 “명상은 약물 없이 불면증을 완화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보조 치료법 중 하나”라며 정기적인 마음챙김 훈련을 권장한다.
◇멜라토닌, 체감 어려운 소폭 효과... 수면 리듬 조절용으로 적합
멜라토닌은 몸의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2024년 메타 분석 결과, 멜라토닌 복용은 평균 수면 시작 시간을 7분 단축하고 총 수면 시간을 8분 늘렸지만, 체감할 만한 수면 질 개선 효과는 미미했다.
전문가들은 멜라토닌이 불면증 치료제가 아니라 ‘수면 주기 조절용’ 보조제라고 설명한다. 취침 3시간 전에 4mg 복용이 가장 효과적이며, 특히 노인이나 멜라토닌 결핍자에게 의미 있는 도움이 된다. 한국수면의학회는 “불면증 환자 중 멜라토닌 부족 사례는 약 5%에 불과해, 멜라토닌을 일반 수면제로 오용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근본적인 수면 해결책, 인지행동치료(CBT-I)
미국과 한국 수면의학회는 만성 불면증 환자에게 가장 권장하는 치료법으로 인지행동치료(CBT-I)를 꼽는다. 단순히 수면 습관을 고치는 것을 넘어, 불면을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생각과 행동 패턴을 인지하고 수정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약물에 비해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효과가 있어 세계적으로 1차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가벼운 수면 문제는 수면위생 개선과 보조 요법으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반드시 전문가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하은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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