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회복·미용 효과로 알려진 수액, 알고 맞아야 안전하다

[헬스인뉴스]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떨어질 때 ‘수액 한 병 맞고 오면 괜찮아진다’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직장인 사이에서는 ‘피로회복 수액’, ‘마늘 주사’, ‘백옥 주사’ 같은 이름으로 알려진 수액 요법이 일상적인 관리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수액은 단순히 ‘기분 전환용’이 아닌, 정확한 의학적 목적과 기준에 따라 투여해야 하는 치료 행위다.

수액은 건강보조제가 아닌 의학적 치료 행위로, 반드시 의료진의 처방과 관리 아래 투여해야 한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수액은 건강보조제가 아닌 의학적 치료 행위로, 반드시 의료진의 처방과 관리 아래 투여해야 한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수액은 ‘영양제’가 아닌 의료 처방

수액(정맥주사)은 몸속에 직접 수분·전해질·영양분을 공급해 체내 균형을 유지하거나 치료를 보조하기 위한 의학적 방법이다. 고열, 설사, 구토로 탈수가 생겼거나 수술 후 경구 섭취가 어려운 환자, 영양 결핍이 있는 사람에게 주로 사용된다.

흔히 생각하는 “포도당 수액이 기본”이라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 의료 현장에서는 균형 잡힌 전해질 용액(락테이트 링거액 등) 이 가장 많이 쓰이며, 포도당 수액은 저혈당이 있거나 에너지 보충이 필요할 때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 의학적으로 인정된 수액과 비의학적 수액의 차이

의료용 수액은 크게 치료 목적형과 웰니스형(비의학적 목적형) 으로 나뉜다.

치료 목적형 수액은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는 ‘식염수·전해질 수액’, 단백질을 보충하는 ‘아미노산 수액’, 간질환이나 출혈 등 특수 상황에서 쓰이는 ‘알부민 수액’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수액은 모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사의 처방 아래 투여된다.

웰니스형 수액(이른바 ‘마늘·신데렐라·백옥 주사’ 등)은 피로회복·미백·항산화 효과를 내세우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근거가 부족하다. 예를 들어 ‘마늘 주사’는 실제 마늘 성분이 아닌 비타민 B1 유도체가 포함돼 있으며, 냄새 때문에 붙은 이름일 뿐 피로회복 효과는 제한적이다. ‘신데렐라 주사’의 주성분인 알파리포산(ALA) 역시 체중 감량이나 노화 방지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고, ‘백옥 주사’의 글루타티온 성분 또한 미백·해독 효과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안전성 우려로 주의가 권고되고 있다.

◇ 주의해야 할 부작용과 오해

수액은 몸에 바로 주입되는 만큼, 잘못 맞을 경우 혈관염·감염·전해질 불균형·저혈당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비의학적 성분을 함부로 섞거나 불법 시술소에서 주사를 맞을 경우 아나필락시스(전신 알레르기 반응) 같은 중대한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도 있다.

수액은 결코 ‘건강보조식품’이 아니며, 피로하거나 피부가 칙칙하다는 이유만으로 무분별하게 맞는 것은 위험하다.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거쳐 안전하게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 수액 대신 일상 속 회복이 먼저

피로가 쌓였다고 느낄 때, 수액 주사보다 먼저 충분한 수면·균형 잡힌 식사·적절한 수분 섭취가 기본이다. 몸이 회복되지 않을 정도로 피로가 지속되거나 어지럼·무기력감이 심하다면, 단순 피로가 아닌 빈혈·호르몬 이상·만성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으므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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