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갑작스럽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팔이나 다리의 마비, 그리고 반복되는 두통이 있다면 ‘모야모야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이호준 교수는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뇌 손상을 예방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야모야병은 뇌로 가는 주요 동맥이 서서히 좁아지거나 막히는 만성 혈관 질환이다. 혈관조영술에서 연기처럼 희미하게 보이는 비정상 혈관 모습 때문에 일본어 ‘모야모야(もやもや)’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혈류가 막히면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 뇌경색이 발생하고, 취약한 혈관이 터지면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소아(5~10세)와 30~40대 성인에서 발병률이 높다. 소아는 혈관 협착으로 인해 일시적 뇌허혈 발작이나 뇌경색 위험이 크고, 성인은 약한 혈관 파열로 출혈성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높다.

반복되는 두통과 편마비가 나타나면 조기 진단과 수술로 뇌 손상을 막는 모야모야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반복되는 두통과 편마비가 나타나면 조기 진단과 수술로 뇌 손상을 막는 모야모야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증상은 다양, 정확한 진단이 필수

초기 증상은 두통, 어지럼증, 경련, 팔·다리 마비, 언어장애, 감각 이상, 심하면 의식 저하까지 나타날 수 있다. 소아의 경우 울거나 활동 후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호준 교수는 “증상만으로는 일반 뇌졸중과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CT, MRI, 혈관조영술 등 정밀 검사를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야모야병은 대부분 양쪽 뇌혈관에서 나타나며, 좁아진 주요 혈관 주변으로 작은 비정상 혈관이 새로 형성되는 특징을 가진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이 큰 역할을 한다. 한국과 일본 환자에서는 RNF213 유전자 변이가 흔히 발견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직계 가족도 검사받는 것이 권장된다. 환경적 요인과의 관련성은 아직 연구 중이다.

이호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
이호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교수
치료는 우회술 중심, 예후 개선 가능

약물만으로는 병의 진행을 막기 어렵다. 치료의 핵심은 뇌혈관 우회술이다. 직접 우회술은 두피 혈관을 뇌혈관과 연결하고, 간접 우회술은 혈관이나 근육을 뇌 표면에 부착해 새로운 혈관이 자라도록 유도한다. 두 방법을 함께 적용하기도 한다.

수술 후 뇌혈류는 85~95% 개선되며, 일시적 허혈 발작과 허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70~90% 감소한다. 출혈형 모야모야병의 재발 위험도 절반 이상 줄어든다.

이호준 교수는 “국내 모야모야병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약 16명으로 드물지 않다”며, “반복되는 두통이나 편측 마비가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정밀 검사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