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용 시기·방법 따라 피임 성공률 달라… 24시간 내 복용이 가장 효과적

[헬스인뉴스]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피임이 실패했을 때, 많은 여성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이 ‘사후피임약’이다. 하지만 정확한 복용 시기와 방법을 모른 채 복용한다면 약의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사후피임약은 응급 상황을 위한 약으로,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후피임약은 응급상황에서 임신 가능성을 줄이는 약이다. 올바른 복용 시점과 정확한 사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사후피임약은 응급상황에서 임신 가능성을 줄이는 약이다. 올바른 복용 시점과 정확한 사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사전피임약과 사후피임약, 어떻게 다를까

피임약은 크게 사전피임약과 사후피임약으로 나뉜다. 사전피임약은 여성의 배란과 생리 주기를 조절해 임신을 예방하는 약으로, 매일 일정한 시간에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반면, 사후피임약은 이미 성관계가 이뤄진 뒤 임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응급약이다. 즉, ‘미리 먹는 약’이 아니라 피임 실패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한 번 복용하는 약이다.

◇ 사후피임약의 작용 원리

사후피임약은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프로게스테론 유사 성분이 들어 있어 배란을 늦추거나 억제하는 방식으로 임신 가능성을 낮춘다. 또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임신이 유지되지 않도록 돕는다. 다만 이미 임신이 된 상태에서는 효과가 없으며, 낙태약과는 전혀 다른 약이다.

◇ 복용 시기, ‘하루라도 빨리’가 중요

사후피임약은 성관계 후 가능한 한 빨리 복용할수록 효과가 높다. 가장 일반적인 약물인 레보노르게스트렐(LNG) 제제는 성관계 후 72시간(3일) 이내 복용해야 하며, 그중에서도 24시간 이내 복용 시 피임 성공률이 가장 높다. 최근에는 울리프리스탈 아세테이트(UPA) 성분의 사후피임약도 사용되고 있는데, 이 약은 최대 120시간(5일) 이내 복용해도 효과가 있다. 따라서 복용 시점이 늦어졌다면 UPA 성분 약을 처방받는 것이 좋다.

◇ 복용 후 확인해야 할 점

사후피임약을 복용한 후에는 3주 안에 생리가 오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생리가 지연되거나 임신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가정용 임신 테스트기나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또한 약 복용 후 3시간 이내 구토가 발생하면 약효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다시 복용해야 한다.

◇ 자주 복용하면 괜찮을까?

사후피임약은 ‘응급상황용’으로 설계된 약이다. 반복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의학적으로 안전하다고 보고되긴 하지만, 호르몬 농도가 높아 생리 주기가 불규칙해질 수 있고 메스꺼움, 두통, 가슴 통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일상적인 피임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피임 실패가 잦다면 사전피임약, 콘돔, 자궁내장치(IUD) 등 지속적인 피임 방법을 의료진과 상의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사후피임약 복용 후 주의사항

복용 후에는 다음 성관계부터 새로운 피임법을 사용해야 한다. 레보노르게스트렐 복용 후에는 바로 다른 피임약을 시작해도 되지만, 울리프리스탈 제제를 복용했다면 5일간은 다른 호르몬 피임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약물 상호작용(항경련제, 결핵약 등)을 일으키는 약을 복용 중이라면 사후피임약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 상담이 필요하다.

◇ 혼자 고민 말고, 의료 상담으로 안전하게

사후피임약은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응급 대처용’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복용 시점, 체중, 복용 중인 약물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인터넷 정보에 의존하기보다 의사나 약사의 상담을 통해 복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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