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10월 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뇌졸중은 예고 없이 찾아와 뇌를 순식간에 마비시키는 질환으로,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단 몇 분 만에 뇌세포가 손상된다.

2024년 기준, 뇌졸중은 국내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하며, 매년 약 2만 명이 사망한다.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20년 60만7,862명에서 2024년 65만3,275명으로 늘었다. 특히 60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김태원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증상 발생 후 3~4.5시간 안에 치료해야 회복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며 “이 시간 안에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이 생사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뇌졸중은 단 4.5시간 안에 치료가 시작돼야 생명과 회복이 갈리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뇌졸중은 단 4.5시간 안에 치료가 시작돼야 생명과 회복이 갈리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작은 증상, 생명을 알리는 경고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과 터지는 뇌출혈로 나뉜다. 전체 환자의 80%는 뇌경색이다. 원인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이다.
아침·저녁 기온 차가 큰 시기에는 혈관이 수축해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전조 증상으로는 얼굴·팔·다리 한쪽이 마비되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편마비,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장애, 시야 흐림,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균형 문제 등이 있다. 증상이 몇 분 만에 사라져도 안심하면 안 된다. 이미 뇌손상이 시작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TIA, 즉 일과성 허혈 발작은 뇌졸중 전조다. 잠깐 나타난 증상이라도 즉시 병원을 찾아야 큰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4.5시간, 생존과 회복을 결정하는 시간

뇌졸중은 치료 시작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4.5시간 이내 병원 도착 시 정맥 내 혈전용해제(tPA) 투여가 가능하다. 약물이 막힌 혈관을 뚫어 혈류를 회복시키므로, 빨리 투여할수록 효과가 크다.

시간을 놓치면 기계적 혈전제거술이 다음 선택지가 된다. 허벅지 혈관을 통해 미세 기구를 삽입, 혈전을 제거하거나 출혈을 막는 방식이다. 기존 수술보다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낮다.

김 교수는 “최신 맞춤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가장 중요한 건 신속한 이동”이라며 “증상 발생 즉시 119를 부르는 것이 생명을 살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
김태원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과 교수
생활 속 예방이 가장 확실하다

뇌졸중은 예방이 가능하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가 핵심이다. 이 수치 중 하나라도 높으면 혈관 손상이 진행되고 혈전이 쉽게 생긴다.

특히 고혈압은 위험을 크게 높인다. 수축기 혈압을 10mmHg 낮추면 뇌졸중 위험이 약 30% 줄어든다.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금연, 절주, 염분 줄이기, 신선한 채소·과일 섭취, 주 3회 이상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은 혈관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규칙적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뇌혈류 안정에 도움된다.

김 교수는 “예방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일상 관리다. 꾸준한 운동과 건강 수치 관리만으로도 위험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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