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만성 B형간염 환자라면 누구나 간암 위험을 마음속에 두고 살아간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간암 발생 가능성을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게 가늠할 수 있는 새 계산법이 나왔다.

김승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와 전혜연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연구팀은 기존 ‘aMAP 점수’에 간경직도 측정값을 결합한 새로운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임상시험 결과, 이 모델은 간암 발생을 82%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는 국내외 5개 상급종합병원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실렸다.

B형간염은 대부분 어린 시절 감염돼 성인이 된 뒤에도 간경변·간암 위험을 안고 사는 질환이다.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더라도 이미 남아 있는 간 섬유화는 암 발생의 핵심 위험 요소로 남는다.

(왼쪽부터) 김승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전혜연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왼쪽부터) 김승업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전혜연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사진 제공=세브란스병원)
기존 간 섬유화 평가는 조직검사 중심이어서 비용 부담과 합병증 위험, 결과 편차가 문제였다. 이에 비침습적 순간탄성측정법(VCTE)이 활용되며 간경직도를 측정, 간암 위험 예측에 접목됐다.
연구팀은 aMAP 점수와 간경직도를 결합해 두 가지 모델을 만들었다. 진행성 섬유화 기준 ‘aMLaf’ 모델과 간경변 기준 ‘aMLc’ 모델이다. 944명의 B형간염 환자를 평균 5년 이상 추적한 결과, 두 모델 모두 AUROC 0.82로 기존 PAGE-B(0.74)와 mPAGE-B(0.75)보다 뛰어난 예측력을 보였다. 특히 저위험군에서는 추적 기간 동안 간암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홍콩 중문대 환자 61명 대상 검증에서도 80% 이상 정확도를 기록, 모델의 신뢰성을 확인했다.

김승업 교수는 “새 모델은 환자의 위험도를 명확히 가려내 불필요한 검사와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고위험군 맞춤 관리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전혜연 교수도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을 구분해 맞춤형 추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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