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허리가 아침마다 뻣뻣하고 움직일 때만 조금 나아진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기 쉽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이 증상은 척추와 엉치뼈 관절에 염증이 생겨 점점 굳는 강직성척추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주로 20~40대 남성에서 나타나지만, 누구나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김재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밤이나 아침에 반복되는 허리와 골반 통증은 단순 피로가 아닌 염증성 요통일 가능성이 있다”며 “조기 진단이 늦으면 척추 움직임이 빠르게 제한된다”고 경고했다.

아침마다 뻣뻣하고 움직이면 풀리는 허리 통증, 강직성척추염 조기 진단과 운동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아침마다 뻣뻣하고 움직이면 풀리는 허리 통증, 강직성척추염 조기 진단과 운동이 필수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염증의 원인은 면역체계 이상

강직성척추염은 면역 체계의 오류가 원인이다. 몸이 자신의 관절을 공격하며 염증을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뼈까지 손상돼 척추가 경직된다.

특히 HLA-B27 유전자가 있으면 발병 확률이 일반인보다 높지만, 유전자만으로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감염,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이 면역 반응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킨다.
초기 증상은 허리 아래와 엉덩이에 간헐적인 통증이 나타나고, 밤에 심해 잠을 방해할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 척추가 굳어 허리를 구부리거나 젖히는 동작이 힘들어지고, 심한 경우 X선에서 척추가 하나의 뼈처럼 보이는 ‘대나무 척추’로 변한다. 김 교수는 “염증은 척추뿐 아니라 어깨, 무릎, 갈비뼈까지 퍼질 수 있으며, 포도막염이나 장 염증, 피부 건선과 같은 전신 질환을 동반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김재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운동과 약물, 함께 해야 효과

치료는 약물과 운동 두 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초기에는 소염제를 사용하고, 필요시 생물학적 제제를 통해 염증을 줄인다. 하지만 약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김 교수는 “운동은 치료의 필수 요소”라며 “가벼운 스트레칭, 수영, 자전거 등으로 척추를 부드럽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침 기상 직후 간단한 허리 운동과 깊은 호흡은 유연성을 지키는 데 도움 된다. 장시간 앉아 있는 습관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틈틈이 자세를 바꾸는 것이 좋다.

조기 관리가 일상생활을 좌우

강직성척추염은 완치가 어렵고, 조기 관리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 방치하면 척추가 점점 위쪽까지 굳고, 목과 가슴까지 경직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다.

김재민 교수는 “통증보다는 움직임 감소가 먼저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작은 변화라도 의료진에게 확인받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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