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노년층은 자연스럽게 잠드는 시간이 빨라지지만 깊은 수면은 줄어든다. 65세 이상 평균 수면 시간은 6~7시간으로 젊은 성인보다 약 1시간 짧다. 문제는 수면량이 아니라 깊이와 연속성이다. 누워 있는 시간이 충분해도 자주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렵다면 실제 수면 시간은 짧은 ‘단절 수면’ 상태일 수 있다.

많은 노인은 저녁 일찍 잠들고 새벽에 깨어 낮잠으로 보충한다. 겉으로는 자연스러운 조절처럼 보이지만, 깊은 수면이 부족해 뇌 기능과 면역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노인의 조기 취침·새벽 기상은 단순 노화가 아닌 수면 효율 저하와 수면장애 신호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노인의 조기 취침·새벽 기상은 단순 노화가 아닌 수면 효율 저하와 수면장애 신호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체내 시계가 앞당겨진 신호

나이가 들면 몸의 생체 리듬이 앞당겨진다. 햇빛 노출이 줄고 실내 생활이 많아지면, 저녁 8시쯤 졸리지만 새벽 3~4시에 깨어나는 패턴이 나타난다. 이를 ‘조기 각성 패턴’이라고 부른다.

약물 복용, 만성 질환, 우울증, 낮잠 습관 등도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세란병원 신경과 김진희 과장은 “노인이 새벽에 깨는 것은 단순히 나이 탓이 아니다. 생활 습관과 건강 상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낮에도 졸음을 유발하고, 낮잠으로 보충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호흡 문제도 수면 질 저하 원인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은 65세 이상 노인의 20~40%에서 나타난다. 호흡이 10초 이상 멈추면 깊은 수면이 줄고 산소 부족으로 심장과 혈관에 부담이 된다. 장기적으로 기억력 저하, 혈압 상승, 심부전 등과 연관될 수 있어 조기 진단이 필요하다.

김진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
김진희 세란병원 신경과 과장
김 과장은 “수면 문제를 느낀다면 전문 수면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뇌파, 호흡, 심박수, 산소포화도를 함께 측정하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며 “코골이, 낮 졸림, 고혈압·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고령층은 수면 패턴 점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노인의 수면 문제는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신체 변화, 질환, 생활 습관이 얽힌 복합적 현상임을 기억해야 한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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