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퇴행성 뇌질환은 뇌의 구조와 기능이 점진적으로 손상되며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군이다.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서도 일부 뇌세포가 감소하지만, 치매나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 기억력 저하, 판단력 약화, 성격 변화 등 생활 전반에서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진행된다.

최호진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화 자체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일부 환자는 인지 기능 저하가 빠르게 나타나 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조기 발견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과 특징

가장 흔한 형태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70%를 차지한다.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플라크를 형성하고, 타우 단백질 변형으로 신경섬유가 꼬이면서 신경세포가 죽는다. 초기에는 단기 기억력이 먼저 떨어지지만, 진행될수록 언어능력, 시공간 판단력, 일상생활 수행 능력까지 영향을 받는다. 최 교수는 “초기 환자는 본인의 기억력 저하를 잘 인지하지 못할 수 있어, 가족과 주변의 세심한 관찰이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루이소체 치매는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쌓이면서 발병한다. 주의력과 인지 기능이 들쭉날쭉하며, 시각적 환시나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약물에 매우 민감해 치료 시 주의가 필요하다.

퇴행성 뇌질환과 치매는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관리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퇴행성 뇌질환과 치매는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생활 습관 관리로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전두측두엽 치매는 전두엽과 측두엽 중심의 신경세포 손상이 특징이다. 초기부터 언어 능력 저하와 성격·행동 변화가 나타나며, 50~60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해 환자와 가족의 부담이 크다. 최 교수는 “젊은 환자는 직장과 가정생활에도 영향을 받아 조기 상담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매 진행을 늦추는 관리법

퇴행성 뇌질환 발병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나이, 유전, 뇌혈관 위험 요인, 흡연·음주, 운동 부족, 사회적 고립, 불균형한 식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진단은 인지 기능 검사, CT·MRI 등 뇌 영상, 필요 시 뇌파, 혈액검사, 아밀로이드 PET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으로 진행되며, 다른 내과적 질환과의 감별도 필수적이다.

치료는 완치가 어렵지만, 증상 악화를 늦추고 기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알츠하이머병과 루이소체 치매는 약물로 증상을 늦출 수 있으며, 최근에는 아밀로이드 제거 항체 치료도 활용되고 있다.

비약물적 접근도 중요하다. 꾸준한 운동, 독서, 악기 연주, 새로운 학습 활동 등 두뇌 자극, 균형 잡힌 식단, 사회적 교류 유지가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최 교수는 “약물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함께 시행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단순한 기억력 관리가 아니라, 전반적인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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