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장기간의 과음은 뇌세포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어 인지 기능을 서서히 무너뜨린다. 흔히 ‘알코올성 치매’라고 부르는 이 증상은 의학적으로 알코올 관련 뇌 손상(ARBD) 범주에 속한다. 노인성 치매와 달리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술을 마시지 않는 평상시에도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예전 같지 않다면 뇌가 보내는 긴급 구조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날에도 기억력 저하나 업무 실수가 반복된다면, 알코올로 인한 뇌 손상이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술을 마시지 않는 날에도 기억력 저하나 업무 실수가 반복된다면, 알코올로 인한 뇌 손상이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블랙아웃’ 반복된다면 뇌 건강 점검해야

술자리 다음 날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은 급격한 음주로 인해 뇌의 기억 입력 장치에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블랙아웃 자체가 곧바로 치매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현상이 잦다는 것은 이미 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위험한 신호다.

반복되는 블랙아웃은 뇌의 해마 손상을 유발해 장기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만약 전날의 대화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일이 잦아지거나, 술을 마신 뒤 평소와 달리 공격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이 튀어나온다면 음주 습관을 즉시 점검해야 한다. 이러한 성격 변화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약해지면서 자제력을 잃어 발생하는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실제로 주의해야 할 인지 변화

알코올 관련 뇌 손상이 진행되면 기억력 감퇴를 넘어 일상적인 업무 수행 능력에 장애가 생긴다. 중요한 미팅 일정을 잊거나, 늘 해오던 복잡한 업무 단계가 갑자기 헷갈려 완수하지 못하는 식이 대표적이다.

특히 새로운 정보를 배우거나 익히는 것이 유독 어렵게 느껴지고, 방금 물었던 질문을 반복해서 묻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는 뇌의 집행 기능이 손상되었을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호다. 업무 실수가 잦아지고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라면, 이를 단순한 피로나 노화로 치부하기보다 전문적인 인지 기능 평가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 조기 발견 시 ‘회복 가능성’… 금주와 영양이 관건

알코올 관련 뇌 손상의 가장 큰 특징은 노인성 치매와 달리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면 호전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뇌 손상이 영구적으로 굳어지기 전에 발견하여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치료와 회복의 핵심은 즉각적인 금주와 충분한 영양 공급이다. 특히 알코올은 뇌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비타민 B1의 흡수를 방해하는데, 이를 보충하고 술을 멀리하는 것만으로도 인지 기능의 상당 부분이 회복될 수 있다. 만약 기억 장애와 함께 보행이 불안정해지거나 눈 떨림, 심한 혼돈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급성 신경 증상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결국 알코올로부터 뇌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예방책은 음주량과 빈도를 줄이는 절제다. 이미 뇌 기능의 변화가 느껴진다면 ‘아직 젊으니까’라는 생각으로 방치하기보다,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뇌가 다시 건강해질 시간을 주는 결단이 필요하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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