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찬 공기가 몰아치면 혈관이 자연스럽게 수축하면서 혈압이 쉽게 올라간다. 특히 겨울철에는 평소 혈압이 안정적인 사람도 순간적으로 치솟는 일이 흔하다. 고혈압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지만, 방치하면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같은 치명적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진단된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약 7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급속한 고령화와 식습관·운동 습관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은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본태성 고혈압이며, 일부는 신장 질환이나 내분비 문제 등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고혈압이다.

겨울철에는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더욱 쉽게 상승해, 고혈압 환자와 중장년층은 정기적인 혈압 확인과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적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겨울철에는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더욱 쉽게 상승해, 고혈압 환자와 중장년층은 정기적인 혈압 확인과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적이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계절별 혈압 점검, 40대 이후 필수

송영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찬 날씨일수록 혈압이 쉽게 상승한다. 기존 고혈압 환자는 물론, 경계 수준인 사람도 계절 변화 때마다 혈압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압은 측정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병원에서 긴장 때문에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백의고혈압’, 집에서는 높지만 병원에서는 정상인 ‘가면고혈압’도 흔하다. 가정혈압 측정과 24시간 활동혈압 검사는 이런 변동을 확인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생활 습관이 먼저, 약물은 보조

고혈압 관리의 첫 단계는 생활 습관 개선이다. 하루 30~40분 규칙적 유산소 운동, 나트륨 섭취 제한, 절주와 금연, 적정 체중 유지만으로도 혈압이 안정되는 사례가 많다. 생활습관 조정만으로 조절이 어렵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송 교수는 “약물은 혈관과 장기를 보호하는 도구일 뿐, 생활 습관 관리와 혈압 조절이 잘 되면 감량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을 꾸준히 확인하고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습관”이라고 말했다.

송영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송영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
◇겨울철 예방과 관리
겨울철에는 외출 전 간단한 준비 운동과 보온 유지가 혈압 급상승 위험을 낮춘다. 국물 요리와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 과음 자제도 필수다. 아침과 저녁에 가정혈압을 기록하면 체계적으로 변화를 추적할 수 있어 관리에 도움이 된다.

송 교수는 “고혈압은 평소 잘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작은 생활 변화와 꾸준한 측정이 장기적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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