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보통’ 수준으로 평가되는 미세먼지(PM10)도 남성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미세먼지는 주로 호흡기 질환과 연관되어 연구됐지만, 이번 분석은 남성 생식기 암과의 관련성을 장기간 추적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용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와 단국대 연구진은 2010~2020년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일반인이 흔히 ‘보통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미세먼지 수준이 실제 건강에는 과소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PM10) 노출도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장기 노출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확인됐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PM10) 노출도 전립선암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장기 노출과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확인됐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10년 추적 조사... PM10 중간 수준도 위험

연구 대상자 2만430명을 대상으로, 2010~2012년 3년간 PM10 노출량을 조사하고, 2015~2020년까지 전립선암 발병 여부를 추적했다. 이 기간 중 4,071명(약 20%)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

분석 결과, PM10 노출이 많을수록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의미 있게 증가했다. 특히 PM2.5(초미세먼지) 농도가 낮게 유지된 환경에서도 PM10 중간 수준 노출이 발병 위험을 좌우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큰 입자의 미세먼지도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생활 습관 따라 차이 커

연구진은 걷기 빈도, 체중,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도 함께 고려했다. 분석 결과, 생활 습관이 좋지 않은 경우 미세먼지 노출의 악영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도 걷지 않는 그룹은 걷는 그룹보다 전립선암 위험이 1.2배 높았다. 비만한 남성은 위험도가 1.8배 증가했고, 흡연과 음주, 고혈압도 발병률 상승과 관련이 있었다. 박 교수는 “대기 오염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꾸준한 운동과 체중 관리 등 생활 습관 개선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박용현 서울성모병원 교수, 박지환 단국대 교수, 노미정 단국대 교수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왼쪽부터) 박용현 서울성모병원 교수, 박지환 단국대 교수, 노미정 단국대 교수 (사진 제공=서울성모병원)
◇남성암 4위... 정기 검진·환경 관리 필요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암 발생률 4위이며, 50세 이상에서 발생 위험이 높다.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지만, 진행될 경우 배뇨 이상, 혈뇨, 정액 변화 등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치료 시 5년 생존율은 99%로 높지만, 뼈나 림프절로 전이되면 치료가 복잡해진다. 대한비뇨의학회는 50세 이상 남성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40~45세부터 매년 검진할 것을 권고한다.

이번 연구는 전립선암 위험 요인을 기존 ‘유전·비만·흡연·식습관’에서 ‘미세먼지 노출’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기적 관점에서 환경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이 남성 건강 전략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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