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연말 회식과 모임이 잦아지는 12월, 단기간 폭음으로 급성 췌장염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서 분비된 소화효소가 제때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 내부에서 활성화되며 조직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주요 원인은 담석과 과도한 음주다. 담석이 담관과 췌관의 연결 부위를 막으면 소화효소 배출이 지연돼 염증을 유발한다. 술은 췌장의 기능을 방해하고 염증 반응을 촉진해 급성·만성 췌장염 모두 위험을 높인다. 이외에 고중성지방혈증, 외상, 유전적 요인도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

현종진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짧은 시간 내 과도한 음주는 췌장을 직접 자극해 급성 염증을 유발한다”며 “특히 담석이 있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말 폭음은 급성 췌장염 위험을 높이므로, 복부 통증이 지속되면 즉시 진료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연말 폭음은 급성 췌장염 위험을 높이므로, 복부 통증이 지속되면 즉시 진료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단번에 찾아오는 극심한 복통, 몸이 보내는 경고

급성 췌장염의 대표 증상은 갑자기 찾아오는 극심한 상복부 통증이다. 통증은 등이나 가슴까지 퍼질 수 있으며, 구토·메스꺼움·발열을 동반한다. 심하면 혈압 저하, 호흡 곤란, 의식 변화 등 응급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와 영상검사로 이루어진다. 아밀라아제·리파아제 수치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이면 의심하며, CT·MRI로 췌장 부종, 염증 범위, 담석 존재 여부를 확인한다. 임상 증상과 검사 결과 가운데 두 가지 이상 조건이 충족되면 급성 췌장염으로 진단된다.

현종진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현종진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조기 대응이 생명... 관리가 치료의 시작

치료는 원인 제거와 보존적 치료로 나뉜다. 술이 원인이라면 즉시 금주하며, 담석이 문제라면 내시경으로 제거한다. 고중성지방혈증이 관련된 경우 약물치료가 병행된다.

보존적 치료는 금식, 충분한 수액 공급, 통증 조절이 중심이다. 대부분 경증 환자는 며칠 내 회복하지만, 췌장 괴사나 다발성 장기부전이 동반될 경우 투석, 항생제, 인공호흡기 등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

현 교수는 “급성 췌장염 예방의 핵심은 폭음 금지와 생활습관 관리”라며 “연말 모임에서도 음주를 조절하고, 비만·고지방 식습관을 개선하면 췌장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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