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12월이 되면 송년회와 모임이 잇따르면서 술과 고지방, 자극적인 음식이 식탁을 채운다. 하루쯤은 괜찮겠지 하는 마음이 반복되면서, 간과 위는 쉴 틈 없이 부담을 받는다. 속쓰림과 더부룩함, 피로감 등은 이미 장기가 보내는 위험 신호다.

◇위장, 과식부터 신호
김승한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연말 과식은 위를 비정상적으로 팽창시키고, 위산 분비를 과도하게 자극해 속쓰림, 소화 지연, 트림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며 “이런 불편감이 반복되면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역류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식은 위장 운동을 저하시켜 음식 배출이 늦어지게 하고, 반복되면 소화 기능이 점차 약화된다. 기름지고 짠 음식, 향신료가 많은 음식은 위 점막을 자극해 급성 위염을 유발하거나 기존 위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장기간 반복되면 조기 포만감, 구역감, 속쓰림이 일상화되면서 식사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김승한 교수는 “연말이라고 해도 식사량과 속도를 조절하면 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가벼운 불편감이라고 방치하면 새로운 해에도 위장 질환을 끌고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송년회 시즌의 폭음·폭식은 간과 위에 큰 부담을 줘 새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송년회 시즌의 폭음·폭식은 간과 위에 큰 부담을 줘 새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폭음, 간은 조용히 손상

이영선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는 “연속된 음주는 간의 해독 기능을 압박하고,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독성 물질이 간세포를 서서히 손상시킨다”며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자신도 모르게 간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복된 폭음은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을 유발하고, 진행하면 알코올성 간염으로 이어진다. 장기적으로는 간섬유화와 간경변 위험이 높아지며, 간경변이 되면 복수, 황달, 출혈 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

이영선 교수는 “연말 연속 음주는 간을 단기간에 크게 지치게 하고 장기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다”며 “술을 조금 마신다는 생각 뒤에서 간은 이미 조용히 손상되고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연말 건강 관리

연말에도 공복 음주를 피하고, 식사는 천천히, 적당량만 섭취하며, 술은 가벼운 수준에서 멈추는 것이 기본이다. 물을 자주 마시고 자극적인 안주를 줄이면 간과 위 부담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연속된 술자리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 부족과 음주가 겹치면 간 회복은 늦어지고 위장은 쉬지 못한 채 계속 자극을 받는다.

김승한 교수는 “과식이나 폭음이 반복되는 상황에서도 식사 습관을 조금씩 조절하는 것만으로 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선 교수도 “연말 잠시 절제하는 습관이 새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며 “자신의 몸 상태를 먼저 고려한 선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좌측부터) 김승한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영선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 (사진 제공=고대구로병원)
(좌측부터) 김승한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영선 고려대 구로병원 간센터 교수 (사진 제공=고대구로병원)
◇건강 지키는 작은 습관
전문가들은 연말에도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분 섭취, 간과 위 부담을 줄이는 생활 습관을 강조한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안주는 피하고, 술은 한두 잔 정도로 제한하며, 가능하면 식사 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승한 교수는 “속이 더부룩할 때 단순히 참거나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평소 식사량과 속도를 관리하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이영선 교수는 “연말 잠깐의 절제가 새해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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