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자궁경부암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진료 건수는 2020년 6만1636건에서 2024년 7만598건으로 약 15% 늘었다. 같은 기간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감염자도 1만945명에서 1만4534명으로 32.8% 증가해 전체 발생 증가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암으로, 대부분 고위험군 HPV(16, 18, 31, 33, 45, 52, 58형 등)의 지속 감염에서 시작된다. HPV는 성접촉을 통해 주로 전파되며, 성 경험이 이른 경우, 다수의 성 파트너 경험, 흡연, 면역력 저하 등이 감염 위험을 높인다. HPV는 자궁경부암 외에도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뿐 아니라 곤지름 등 다양한 생식기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감염 관리가 필수다.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전암단계가 길다는 특징이 있다. 정상 세포에서 미세한 변형이 나타나는 ‘상피내이형성증’을 거쳐, 암세포가 상피층에만 존재하는 ‘자궁경부상피내암(0기)’으로 진행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한다. 이 단계별 변화는 수년에 걸쳐 일어나 조기 발견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관리가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정희정 제이랑여성의원 원장
정희정 제이랑여성의원 원장
정기 검진은 조기 발견의 핵심이다. 2025년 기준 국가암검진 사업에서는 만 20세 이상 여성 중 ‘홀수년도 출생자’가 자궁경부암 무료 검진 대상에 해당하며, 자궁경부세포검사를 2년마다 한 번 받을 수 있다. 세포검사만으로도 대부분의 전암단계를 확인할 수 있으나, 보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HPV 검사, 자궁경부확대촬영(콜포스코피), 부인과 초음파를 함께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특히 확대촬영 검사는 자궁경부 병변을 직접 확대해 관찰할 수 있어 암의 초기 변화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데 유용하다.

자궁경부암은 유일하게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암이다. OECD 38개국 중 37개국에서 HPV 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만 12세 여성 청소년에게 무료 접종을 지원한다. 백신은 고위험 HPV 감염을 크게 줄여 자궁경부암 발생 예방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자궁경부암은 초기 1기에서 발견하면 생존율이 90% 이상에 달하지만 진행 단계가 올라갈수록 예후가 크게 떨어진다. HPV 검사와 확대촬영 검사를 함께 시행하면 조기 발견률을 높일 수 있어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이 필수다.

HPV는 감염 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다. 예방백신 접종, 면역력 관리, 안전한 성생활 실천이 필요하고, 정기 검진을 통해 전암단계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글 : 정희정 제이랑여성의원 원장)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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