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운동이 단순히 체력을 유지하는 수준을 넘어, 노화로 인한 신체 변화 자체를 늦출 수 있다는 과학적 단서가 제시됐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근육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바이글리칸(Biglycan)’이 나이가 들며 나타나는 근감소와 지방간을 동시에 완화하는 데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실렸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근감소증은 노년기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약 13%가 근감소증 범주에 해당한다. 근육량과 근력이 함께 감소하면 일상 활동이 제한되고 낙상 위험이 커지며, 대사 질환과 만성질환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 ‘근육 호르몬’의 감소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고령자의 근육 조직과 혈액에서는 바이글리칸 수치가 젊은 층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는 노화가 단순히 근육량 감소에 그치지 않고, 근육에서 분비되는 생리 활성 물질의 변화까지 동반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운동으로 분비되는 근육 호르몬 ‘바이글리칸’이 노화로 인한 근감소증과 지방간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운동으로 분비되는 근육 호르몬 ‘바이글리칸’이 노화로 인한 근감소증과 지방간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동물 실험에서도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노화된 쥐는 젊은 쥐보다 바이글리칸 수치가 낮았지만, 일정 기간 규칙적으로 운동을 시킨 뒤에는 근기능이 회복되면서 해당 수치가 다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글리칸은 근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근육 감소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 점은 이 호르몬의 영향이 근육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근육에서 생성된 바이글리칸이 혈류를 타고 간으로 이동해, 노화로 악화되는 지방간을 줄이는 데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즉, 하나의 근육 신호가 전신 대사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연결 고리로 작용한 셈이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장 직무대리는 “이번 연구는 운동이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신체 변화를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한 생물학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역시 “고령기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근육 유지가 핵심”이라며 “개인의 상태에 맞춘 운동과 영양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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