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인뉴스] 겨울철 손발이 차가워지고 색이 변한다면 흔히 수족냉증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피부가 창백해졌다가 푸르게, 다시 붉게 변하며 저림이나 통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레이노 현상(Raynaud’s phenomenon)’을 의심해야 한다.

레이노 현상은 19세기 프랑스 의사 모리스 레이노가 처음 보고한 질환으로,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손가락과 발가락의 작은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며 피부색이 변하는 특징이 있다. 혈액 공급이 줄어 피부가 하얗게 되고, 산소 부족으로 푸른색이 나타나며, 혈관이 다시 확장되면 붉게 변하는 ‘3단계 피부색 변화’를 보인다. 이 과정에서 저림과 통증, 감각 둔화가 동반될 수 있어 일상생활에 불편을 줄 수 있다.

백인운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단순 냉증은 손발이 차가운 정도지만, 레이노 현상은 반복적이고 뚜렷한 피부색 변화가 나타난다는 점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손발 색이 반복적으로 변하고 저림·통증이 동반된다면 단순 냉증이 아닌 ‘레이노 현상’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손발 색이 반복적으로 변하고 저림·통증이 동반된다면 단순 냉증이 아닌 ‘레이노 현상’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 제공=클립아트코리아)

◇추위·스트레스가 촉발하는 ‘일차성 vs 이차성’

레이노 현상은 원인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일차성 레이노 현상은 기저 질환 없이 나타나 전체 환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주로 젊은 여성에게서 발현하며, 손가락 전체가 대칭적으로 변한다. 통증은 가벼우며 합병증 가능성도 낮다.

반면 이차성 레이노 현상은 ‘레이노 증후군’으로 불리며, 자가면역 질환이나 특정 약물이 원인이 된다. 전신경화증, 루푸스, 류마티스관절염 등 기저 질환과 관련돼 증상이 심하고 피부 괴사 등 합병증 위험이 높다.

◇생활 습관부터 약물치료까지, 단계별 대응 필요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냉증으로 치부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추위 노출 시 피부색 변화 관찰, 통증 여부 확인, 자가항체 혈액검사, 손톱 모세혈관 검사 등이 활용된다.

백인운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백인운 이대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일차성 레이노 현상은 보온과 생활 관리로 대부분 조절 가능하다. 장갑, 두꺼운 양말 등으로 체온을 유지하고, 추위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증상이 잦거나 심한 경우 혈관 확장 약물 치료가 고려된다.

이차성 레이노 현상은 원인 약물 조정과 함께 기저 질환 치료, 혈류 개선을 위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백 교수는 “흡연은 혈관 수축을 촉진하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하고, 커피나 초콜릿 등 카페인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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