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 한 가지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모든 불면이 같은 양상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 어떤 이는 잠은 들지만 자주 깨 깊은 수면을 유지하지 못한다. 새벽 2~3시에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유소영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을 다룰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잠드는 어려움’, ‘수면 유지 문제’, ‘이른 기상’ 중 어느 유형인지”라며 “각 유형에 따라 접근법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암과 치료가 깨는 수면 리듬
암 진단 자체가 강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치료 과정에서 경험하는 통증, 오심, 피로, 활동량 감소가 수면 패턴을 무너뜨린다. 여기에 재발 걱정이나 우울감, 무력감까지 겹치면 밤은 더 길게 느껴진다.
많은 환자가 “예전엔 잘 잤다”고 말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깊은 잠이 줄고 수면 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는 자연스러운 변화도 영향을 준다. 꿈이 자주 떠오르는 것은 잠을 전혀 못 잤다는 뜻이 아니라, 깊은 수면이 줄었음을 시사한다.
◇수면은 의지가 아닌 생체 리듬 문제
잠은 억지로 만들어낼 수 없다. 졸림과 각성 신호가 균형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것이 핵심이다. 빛, 체온, 호르몬, 활동량이 이 리듬을 조절하는 주요 요소다.
유 교수는 “불면 치료의 목표는 수면 시간을 억지로 늘리는 것이 아니라 깨진 수면 리듬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활 속 기본 수칙이 중요하다. 침대는 오직 잠자리로 사용하고, 잠이 오지 않으면 오래 누워 있지 않는다. 기상 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하고, 낮잠은 짧게 제한하며, 스마트폰 사용과 알코올로 수면을 유도하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완벽한 숙면은 목표가 아니다. 목표는 현재 몸 상태에서 가능한 가장 안정적인 수면 리듬을 찾는 것이다. 잠은 조정할 수 있으며, 혼자 견뎌야 하는 문제가 아니다. 불면은 암 치료 과정에서 충분히 이해되고 관리될 수 있는 문제다.
임혜정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