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news 하이뉴스] 장마철이면 어김없이 속이 불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식사 후 더부룩함이 오래가고, 트림이나 복부 팽만이 잦아지며, 소화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낀다면 단순한 체기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런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한의학에서 말하는 ‘담적병(痰積病)’일 수 있다.

장마철에는 기온 변화와 높은 습도, 냉방기 사용 증가 등으로 인해 위장 기능이 떨어지기 쉽다. 특히 기압이 낮아지면 위산 분비와 장의 연동운동이 둔화되면서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위에 정체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트림, 속쓰림, 포만감,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

여기에 차가운 음식과 음료를 자주 섭취하게 되는 여름철 식습관도 문제다. 차가운 음식은 위장을 차게 만들어 기능을 더욱 약화시키고, 실내외 온도차는 자율신경계 불균형을 유발해 소화계에 부담을 더한다. 이런 변화들이 누적되면 단순 소화불량을 넘어 만성적인 위장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박정근 양산 365데이한의원 원장
박정근 양산 365데이한의원 원장
‘담적병’은 한의학에서 위장 내에 음식 찌꺼기나 노폐물이 쌓여 단단한 형태(담적)를 이루고, 이것이 위장 기능은 물론 전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병으로 본다. 담적이 쌓이면 위장의 연동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만성적인 소화불량을 비롯해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식후 더부룩함, 가스참, 트림 등의 만성 소화불량, 복부 팽만감, 속쓰림, 구역질, 피로감, 집중력 저하, 수면장애 등 신경계 이상, 어지럼증, 두통, 불안감, 우울감 등 자율신경계 증상 경우에 따라 어깨 결림, 요통, 복부 통증 등 근육통성 증상이 있다. 특히 담적병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 단순한 체기나 피로로 넘기기 쉽다. 그러나 위장 기능의 저하가 반복되면 만성화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담적병은 단순한 위산 억제제나 소화제로는 해결이 어렵다. 한의학에서는 담적을 몸속에 쌓인 병리적 노폐물 ‘담(痰)’으로 보고, 이를 해소하고 배출하는 치료를 통해 위장 기능 회복을 돕는다. 문진, 맥진, 설진 등을 통해 담적의 유무와 체내 습열, 기혈 상태를 종합적으로 진단하며, 자율신경과 체질까지 함께 고려한다.

치료는 침 치료로 위장의 연동운동을 활성화하고, 약침과 부항으로 혈류를 개선해 담적 분해를 촉진한다.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해 위장 기능 강화와 담 해소에 집중한다. 또한 식사량 조절과 소화에 부담이 적은 음식 권장, 냉방 자제 같은 생활 습관 개선 지도가 병행되어 재발 방지에 효과적이다. 한의학 치료는 단순 증상 완화가 아닌 근본적인 회복과 자율신경계 안정까지 목표로 한다.

담적병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장마철에는 다음과 같은 수칙을 지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찬 음식 피하고, 따뜻한 죽이나 국물 위주 식사한다. 소량씩 자주, 규칙적인 식사 습관 유지하고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속이 불편한 증상이 1~2주 이상 지속되면 조기 진료 권장된다. 특히 무심코 넘기기 쉬운 증상이라도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면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회복의 지름길이다.

장마철 위장 건강은 단순한 계절 질병이 아닌 전신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 반복되는 소화불량과 피로, 복부 불쾌감은 단순한 위장장애가 아닌 담적병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난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본인의 체질과 증상에 맞는 맞춤 치료를 받는다면 장마철에도 ‘속 편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글 : 박정근 양산 365데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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