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타이밍 논란, 연구 결과는 “총량·질이 더 중요”

[헬스인뉴스] 하루 식단을 고민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영양소가 있다. 바로 탄수화물이다. 밥, 빵, 면처럼 우리 식탁 대부분의 음식을 이루는 만큼, 먹는 양과 시점을 두고 논란이 많다. “저녁엔 탄수화물을 피해야 한다”, “운동 전엔 꼭 먹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최근 연구들은 탄수화물을 언제 먹느냐보다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탄수화물은 피해야 할 영양소가 아니다. ‘언제’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건강을 좌우한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탄수화물은 피해야 할 영양소가 아니다. ‘언제’보다 ‘어떻게’ 먹느냐가 건강을 좌우한다. (이미지 제공=클립아트코리아)

◇ 아침·점심·저녁 중 언제 먹을까?

탄수화물은 몸의 주요 에너지원이다. 뇌와 근육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포도당이 필요하다. 다만, 활동량이 줄어드는 늦은 밤에 많은 양을 섭취하면 에너지가 소비되지 못해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활동이 많은 낮 시간대, 특히 오전에는 탄수화물이 활발히 쓰이기 때문에 아침과 점심에 일정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저녁에는 과식을 피하고, 흰쌀밥보다 현미밥이나 잡곡밥처럼 소화가 천천히 되는 복합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 운동 전·후엔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

운동하는 사람에게 탄수화물은 단순히 에너지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운동 전 1~4시간 사이에 적당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근육 내 에너지를 채워 운동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운동 후에도 탄수화물이 필요하다. 운동 중 소모된 근육의 글리코젠(에너지 저장물질)을 회복시키고, 단백질이 근육 합성에 쓰이도록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반인이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경우라면 하루 식사 내에서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좋은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을 구분하자

탄수화물은 모두 같지 않다. 빵, 설탕, 음료 등 정제된 단순 탄수화물은 빠르게 혈당을 올리지만 포만감이 짧고, 과다 섭취 시 체지방으로 쉽게 변한다. 반면 통곡물, 고구마, 귀리, 채소, 과일 등에 포함된 복합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 속도가 느리고, 혈당을 완만하게 높여 에너지가 오래 유지된다. 결국 ‘언제 먹느냐’보다 ‘어떤 종류의 탄수화물을 고르느냐’가 더 중요하다.

◇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는 것은 위험

탄수화물은 세포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하루 섭취량의 45~65%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무작정 줄이거나 끊으면 집중력 저하, 피로,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아침을 거르면 혈당이 불안정해지고, 오후나 밤에 폭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건강한 식습관의 핵심은 ‘탄수화물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잡힌 양과 좋은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다.

◇ 결국 중요한 건 ‘총량과 질’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특정 시간대에 먹는 것보다 하루 전체 섭취량과 식품의 질이 체중과 혈당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저녁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살찐다”는 단순한 공식은 사실이 아니다. 늦은 밤 폭식이나 단 음식을 피하고, 평소 활동량과 에너지 소비에 맞게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건강한 식사법이다.

송소라 헬스인뉴스 기자 press@healthin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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